
“강의는 한 편의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관객과 배우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일어나면 좋은 공연이 되고 좋은 배우가 되듯, 강의도 이와 같은 것 같아요.” 중앙대 연극영화학부 김광섭 교수의 강의는 한 편의 연극과 같다. 연극을 전공한 김 교수는 3시간 정도의 강의가 끝나면 녹초가 되어 버린다. 강단을 연극무대로 생각하고 자신을 연극에 출연한 배우로 여기기 때문이다.
“가끔 짜릿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 걸 카타르시스라고 하죠. 대단한 만족감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게 느껴지죠. 강단에 서면서 가장 행복할 때가 바로 그런 순간입니다.” 김 교수는 때문에 학생들의 강의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상을 받거나 하지는 않지만 더 좋은 강의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의 비판도 듣고 이를 토대로 다음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학생들의 강의 평가 결과는 꼼꼼이 챙겨본다.
카타르시스에 대해 김 교수는 여러 가지 정의를 내놓았다. “기억나는건 학생들 가르치면서 어느 순간에 모든 사람의 관심이 집중되는 어떤 시점이 있어요. 그때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많은 에너지들이 모일 때 느낌 그런 것...”
그가 강단에 서기 전 가장 큰 고민도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인데, 눈높이를 맞추기가 가장 중요하고 힘들다고 했다. “강의를 못한다는 것의 가장 큰 부분은 눈높이 맞추기라고 봐요. 저도 종종 ‘너무 어렵다’는 얘기를 듣죠. 때문에 강의에 앞서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어떻게 풀어나갈지 시나리오를 쭉 훑어보죠. 이해를 높이기 위해 과장된 제스처라든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부분을 양념처럼 넣으려고 해요.”
학생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보는 김 교수에게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 그는 “교수대 학생비율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봐요. 100명에 이르는 대형강의의 경우 어떻게 학생들을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선생과 제자가 되기 위해 인간적인 관계가 더 중요하죠.”라고 말했다.
교육보다 연구 성과를 지나치게 많이 요구하는 분위기도 교육의 질을 낮추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교수에게 가장 본질적인 것은 교육과 연구라고 봐요. 그러나 연구에 너무 편중돼있죠. 논문 많이 쓰라는 얘기는 자주 듣지만, 강의 잘하라는 소리는 아직 듣지 못했어요. 교육의 내용과 질이 연구 업적과 비례관계가 있다면 그럴 수 도 있죠.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강의실 교육은 철저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강의 스킬이나 준비된 자세 등도 중요하거든요.”
김 교수는 중앙대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문화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2000년 미국 UCLA 대학원에서 조명디자인 실기석사(MFA)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조명디자인 작업과 3년 여 간 시간강사를 거쳐 2006년부터 중앙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