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르치기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 긴장이 됩니다. 강의노트라도 한 번 더 봐야 안심이 됩니다.”
백경환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1987년 여름 버지니아텍에서 했던 첫 강의의 떨림을 기억한다. 올해로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때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 성균관대 최고교수인 ‘펠로우십’ 교수상도 받았지만 자만하지 않는다.
펠로우십은 성균관대가 최우수 교수에게 파격적인 연구지원과 명예를 부여하는 제도로, 한 학기당 1500만원씩 2년 동안 총 6000만원의 특별장려금을 지원한다.
백 교수는 연구뿐 아니라 티칭 부분에서도 99점을 기록했다. 수리경제학과 게임이론 및 응용 과목을 맡고 있는데 95명이 듣는 중·대형 강의다.
“대형 강의는 사실 부담스럽습니다. 학생들의 몸동작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모두가 나를 보지 않으면 신경이 분산돼 수업하기가 어려워요. 강의 전 학생들에게 이점을 지켜달라고 알려줍니다. 수업 도중 산만한 학생은 가끔 내려가서 주의도 주고요.”
매 학기마다 내주는 숙제 분량도 상당하다. 한 학기에 10번 정도 숙제를 내준다. 단순한 문제들이 아니라 한 페이지를 가득 채워야 하는 문제들이다. 답안지는 따로 pdf 파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중간·기말 고사 기간에 수업을 빼먹는 경우도 없다.
“엄격한 관리·감독이 강의평가에 안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에요. 휴강을 하면 학생들이 그 때만 좋아할 뿐 오히려 불만스러워합니다.”
관리·감독은 엄격하지만 수업시간은 되도록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다. 강의할 때 ‘유머’를 적절히 구사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을 중요시한다.
“좋은 선생이란 자꾸 격려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네가 원하던 대학에 못 가고 여기 왔다고 실망할 필요 없다, 졸업해서 이기면 된다고 늘 강조하죠. 누구든 싹을 키우려면 이런 칭찬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강의가 끝난 후 학생들에게 받은 편지는 버리지 않고 모아둔다. 강의 후에 종종 학생들이 보낸 이메일과 크리스마스 카드, 연하장을 받으면 보람을 느씨고, 볼 대마다 가슴이 찡하다. 다시 강의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백 교수는 1982년 연세대 경제학 학사, 1984년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1986년 버지니아텍 경제학 석사, 1989년 버지니아텍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성균관대 부교수로 역임한 후 버지니아텍과 성균관대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