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은 쌓여 가는데 교과위는 ‘개점 휴업’
‘공 교육감 불출석’ 여파로 회의조차 못 열어
법안소위 구성 비율 놓고서도 여야 힘겨루기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이 끝나면서 국회가 속속 상임위원회별로 내년 예산안 심의에 들어가고 있지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야당 간사들이 회의 일정을 잡기 위한 협의조차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임해규 의원은 지난 13일 오전에도 국회 본관 5층 교과위원장실에서 한 시간 가량 야당 간사들을 기다리다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교과위 관계자는 “벌써 몇 차례 이런 장면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과위가 파행을 겪고 있는 것은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의 청문회 개최를 둘러싼 입장차가 1차적 원인이다. 국감 마지막 날인 10월 24일 야당은 공 교육감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공 교육감은 병원 입원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에 야당은 선거비용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했지만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두 차례 정회 끝에 18대 첫 국감은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민주당과 선진과창조의모임 등 야당 의원들은 10월 27일과 28일, 30일에도 전체회의를 소집해 공 교육감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무산됐고, 교과위는 이후 3주 넘게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법안심사소위원회 등 교과위 산하 소위 구성을 둘러싼 힘겨루기 성격이 짙다. 이미 서울시 교육위원회가 국제중 설립을 승인한 상태에서 청문회를 연다 해도 야당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평가이다.
한나라당은 의원 수에 비례해 법안소위를 ‘4(여):3(야)’으로 구성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여야 동수로 하자고 맞서고 있다. 교과위는 한나라당 12명, 민주당 5명(위원장 제외), 선진과창조 1명, 비교섭단체 2명(친박연대·민주노동당 각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은 소위 구성을 4:3으로 할 경우 위원장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 어느 것도 양보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교육개혁 법안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법안 처리의 길목인 법안소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절대적이다. 17대 때 열린우리당(현 민주당)은 법안소위를 여야 동수로 구성했다가 사립학교법, 로스쿨 등 주요 법안 처리에 애를 먹었다.
소위 구성이 늦어지면서 내년 예산안 심의가 졸속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위 구성이 안 될 경우 전체회의에서 팀을 나눠 변칙적으로 내년 예산안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 총 입학정원 확대를 담은 로스쿨법 개정안, 한국연구재단 및 장학재단 설립 법안 등 교과위에 계류된 법안도 14일 현재 87건에 달한다. 교과위는 17대 하반기 국회 때에도 소위 구성을 놓고 입씨름을 벌이다 8개월 만에야 소위를 구성한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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