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사를 주관하고 관리하는 실무자임에도 나는 사람이 사람을 섬긴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을 매번 다녀보지만 그때마다 항상 적합한 수위로 상대를 존중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상대방에 대해 지나친 배려를 배풀었을 경우, 그것은 종종 상대에 대한 우월감으로 보이기도 해 대단히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염려들로 머릿 속이 꽉 찬 상태에서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어느덧 봉사의 주된 의미는 망각되곤 한다. 봉사 자체에 집중하지 않으면 진정한 봉사를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봉사활동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요즘은 학점을 위해서, 또 취업을 위한 이력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누구나 느끼겠지만 다른 목적이 개입된 봉사활동은 봉사의 진정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봉사자 자신의 내적 발전을 방해하기까지 한다. 이같은 봉사활동은 개인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써 사용되는 것 외엔 그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한다. 물론 나는 학점과 취업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모순을 지적하기 보다는 봉사활동을 도구화시킨 제도의 모순을 지적하는게 더욱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또 다른 한 편으로 모순된 사회 구조 속에서도 올바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바로 대학생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할 때 ‘왜 이런 의미 없는 봉사활동을 할까’라는 회의보다는 ‘그래, 이왕이면 진심어린 마음으로 즐겁게 해보자’라는 마음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표면적으로 보기에 우리나라는 분명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지게 커진 물질적 가치에 대한 욕구를 채우느라 내면적 가치에 대한 갈망에는 미처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표면적 가치 외에 내면적·정신적 가치까지 충족된 곳을 진정한 선진사회라 부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선진국이라는 것이 더불어 잘사는 사회, 모두가 충족하는 사회라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나는 우리나라가 국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진정한 복지 국가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가길 바라고, 또 그 때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설 것이라 믿는다.
나는 세상과 타인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먼저 느끼고 따뜻한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대학생들을 보고 싶은 작은 바람을 늘 간직하고 있다. 분명 봉사활동은 필요한 것이고 자기 자신의 개발에 도움이 되는 가치있는 일이다. 따라서 나는 대학생들이 모순된 사회구조 속에서도 진정한 봉사활동의 의미를 가슴에 품고 봉사하길 바란다. 비록 제도적 모순이 있다고 해도 그 속에서 학생들이 봉사의 진정한 의미와 기쁨을 알게 된다면 참으로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나는 봉사활동을 대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즐겁게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다면 봉사활동이라는 끊을 수 없는 중독에 빠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인생이 더욱 풍족해지고 아름다워 질 것이다. 자기에게 부여된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놓치지 않고 잡는 것은 대학생들의 의무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대학생, 지식인으로서의 대학생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그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 장래에 비중있는 인물이 돼 사회에 엄청난 기여를 하는 것만이 의미있는 일은 아니다. 지금 당장 내가 세상과 타인을 위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서 조금씩이라도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 보길 바란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나의 봉사를 받은 타인의 인생이 윤택해지는 것보다 봉사를 행한 나의 인생이 더욱 윤택하고 아름다워 질 것이라는 것이다.
종종 나는 대학생들에게 “지금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고 싶어지곤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제가 살면서 보았던 가장 아름다운 학생은 포털싸이트의 검색어 인기 순위에 링크된 얼짱대학생이 아닌 정이 그리운 아이의 손을 잡아주며 웃던 학생이였습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