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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공학인증 '산 넘어 산'
인증 필요성···‘의문’, 교과부 지원···‘아직’



전문대학이 공학교육인증제(이하 인증제)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우선 교과과정부터 개편해야 한다. 인증제를 받기 어려운 비수도권 대학의 고충은 더욱 크다. 현 고등교육체제 하에서 전문대학에 인증제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원 여부도 결정된 바가 없다. 여러 모로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11일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공학기술교육인증제 공청회’에서는 이 같은 우려들이 그대로 불거졌다. 공학계열이 상당수인 전문대학의 관심이 쏠렸지만 추진기관인 (사)한국공학인증원(이하 공인원)은 의문들을 시원하게 풀어 주지 못했다. 구체적, 실제적인 방법보다 “인증제는 교과과정을 향상하고 졸업생의 역량을 키우게 될 것이다. 우선 우리를 믿고 따라와 달라”는 원론적 이야기만 나왔다.


준비기간 짧고, 잡음 우려도

전문대학 공학교육인증제는 2010년부터 정식 시작된다. 그렇지만 내년 초부터 ‘파일럿’ 대학을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실제 준비기간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오는 12월 설명회를 한 번 더 연 후 내년 1월 23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신청 대학은 5개월 동안 자체평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후 공인원은 방문평가를 진행한다.

이에 따른 인증결과는 내년 11월 30일 통보될 예정이다. 평가문항은 △교육목표 △졸업생 역량 △교과영역 △학생 △교수진 △교육환경 △교육개선 △전공분야별 인증기준 등 모두 8개다. 기간도 기간이지만, 세부 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없다. 준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고 4년제 대학을 참고하기엔 괴리감이 있다.

인증제에 맞춰 개편해야 하는 교과과정도 문제다. 2년제인 기술전문학사는 80학점 중에서 ‘수학·과학·컴퓨터’를 최소 10학점으로 늘려야 한다. ‘전문교양’은 최소 6학점으로 늘려야 한다. 3년제인 공학전문학사는 각각 12학점, 9학점으로 늘려야 한다.

공인원의 모 준비위원은 이를 두고 “교과과정을 개편하려면 아무래도 수업시수 조정이 불가피하다. 누군가는 양보해야 한다”며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인증 필요성에 의문 제기

열악한 재정의 지방 전문대학은 인증을 받기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특히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대학 정보공시제와 맞물릴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학 줄 세우기’가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이어진다.

김영우 준비실무위원은 이에 대해 “지방대학이 수도권대학에 비해 어려운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우선은 앞장서서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강조했다.

더욱 큰 문제는 ‘굳이 인증을 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전문대학의 인식이다. 한 참석자는 “4년제 대학 중에서도 인증을 받은 곳은 20%에 불과한데, 전문대학까지 굳이 받을 필요가 있느냐”며 “인증제를 통과한 졸업생을 산업체가 우대해 줄 것인지에 대한 교감은 있었는지 의문이다. 자칫 전문대학에 부담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우영 준비실무위원장은 이에 대해 “현재 37개 대학에서 295개 대학이 인증을 받았는데 모두 최근의 일이다. 4년제 대학도 최근 들어 필요성을 공감하기 시작했다”며 “산업체가 이득을 안 주는데 우리가 왜 하느냐고 묻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선형 준비실무위원도 “농작물을 내다 팔 때는 잘 만들고 난 후 얼마짜리라고 이야기해야지, 살 사람한테 ‘이렇게 만들 테니 얼마를 주겠냐’고 물으면 누가 사겠느냐”며 “인증제를 하면 무엇이 좋아질지, 업체는 메리트가 무엇일지 솔직히 우리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와 관련 “우선 입학생을 역량 있는 전문가로 키우는 게 인증제의 목표라는 점을 알아 달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덧붙였다.


교과부 “지원 결정 안 됐다”

교과부 지원이 결정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교과부가 어떻게 지원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안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이번 ‘공청회’는 ‘설명회’라고 해야 맞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또한 “3년제 공학전문학사와 2년제 기술전문학사로 인증을 진행하는 것 역시 교과부 허락을 받은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공인원에서 추진 중인 인증제는 현재 3년 과정(시드니 어코드)의 공학전문학사와 2년 과정(더블린 어코드)로 나누고 있다.

그렇지만 교과부에서는 간호·보건 등 8개 계열만 3년 과정을 인정하고 있다. 3년 과정의 인증제를 받은 후에는 부득이하게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계자는 “공인원 안대로라면 교과부가 수업연한 자율화를 인정해 주는 게 된다”며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번 공청회는 교과부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달라”고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8-11-17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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