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 후반, 프레타 포르테 패션쇼에서 만난 한 기자가 ‘한복쟁이’ 이영희에게 “여기엔 웬일이냐?”고 물었다. ‘한복 만드는 사람이 패션쇼는 뭐하러 보러 왔느냐’는 뜻이었다.
한복은 패션 디자인의 영역에도 못 든다는 모욕을 당한 순간, 디자이너 이영희는 한복을 패션의 중심인 파리에 올리기로 결심한다.
<파리로 간 한복쟁이>는 한복을 기모노의 아류로 보던 세계 패션계에 던진 도전장이자, 디자이너 이영희의 30년 동안의 여행기다. 한복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겪었던 고군분투와 서러움, 그리고 성공의 짜릿한 환희의 순간을 담았다.
사시사철 얇은 노방 옷감에 승부를 건 이야기, 평양에서 기녀복을 주제로 열었던 패션쇼 등 금기를 넘어선 에피소드와 뉴욕과 파리 진출 등 우리 한복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이야기한다.
"전통을 버리고 나서야 전통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저자의 목소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야기마다 관능적이고 단아한 한복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