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U사업, 법정으로 가나
평가방식에 이의 속출…대학들 강경
교육과학기술부가 예정대로 1일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의 최종 선정결과를 발표한다. 하지만 졸속 추진, 부실 심사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다 탈락 대학들의 이의제기도 봇물처럼 터지고 있어 최종 발표 이후에도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 졸속 추진, 부실심사 지적 잇따라= 교과부와 한국과학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9일 WCU 사업 1차 국내 패널심사 결과 발표 이후 전국 16개 대학에서 39건의 이의신청 및 정보공개 신청이 접수됐다.
탈락 대학들은 특히 평가방식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인문사회 분야에 지원했다 1차 심사에서 탈락한 서울시내 사립대 관계자는 “과학기술은 상위 10% 저널에 게재된 논문 수를 반영하고 인문사회는 전체 논문 수를 반영한다고 공고했는데 지원 분야가 인문사회이면 참여 교수의 전공이 과학기술이라도 전체 논문 수를 반영해 버렸다”며 “논문 수 자체가 워낙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인문사회계열은 아예 게임이 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적평가에서 점수 배점이 상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져 인문사회나 응용과학 계열의 피해가 더 컸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같은 패널에서 A팀의 논문 수가 100편으로 가장 많다면 이 팀에 10점 만점을 주고 20편인 B팀에는 2점을 주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다는 것. 이 경우 논문 수가 월등하게 많은 팀이 같은 패널에 속해 있으면 상대적으로 다른 팀은 과락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방대학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김도진 충남대 산학연 지원단장은 “지방단위에 400억원의 예산을 따로 할당했으면 평가도 분리해야 하는데 전국단위와 함께 평가하다보니 지역대학들의 탈락이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말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일부 사업단의 논문이 이중·중복 게재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국회에서도 졸속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2009년도 교육과학기술부 예산안 심의에서는 예산 전액 삭감 주장까지 나왔다.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안민석 의원은 “졸속 추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태에서 2차년도 사업에 대한 예산을 통과시키는 것은 큰 무리라고 판단된다”며 “내년도 예산 1650억원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창조모임 간사인 이상민 의원(자유선진당)은 “설혹 상임위에서 예산이 확정되더라도 다음으로 이어지는 예결위 차원에서 삭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교과부, 발표 강행…후폭풍 계속될듯= 잇따른 졸속·부실 심사 논란에도 교과부는 예정대로 최종 선정결과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김관복 학술연구지원관(국장)은 지난달 26일 교과부 기자실을 찾아 “사업총괄관리위원회가 지난 25일 종합심사 평가를 완료했다”며 “3단계 평가과정에서 혹시 있을 수 있는 계산오류 등을 자체 점검한 후 예정대로 12월 1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탈락 교수들은 기자회견이나 법적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어 최종 선정 결과 발표 이후에도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공·학과 신설 지원과제(1유형)에 지원했던 이범희 서울대 교수(전기공학)는 지난달 28일 통화에서 “3차 종합심사에서 1·2등을 확신했지만 최종 선정 2개 과제에는 들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최종 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사실일 경우 정보공개 청구, 기자회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객관적인 정량평가에서는 앞섰는데도 최종 결과에서는 탈락하는 등 도대체 어떤 논문이 실적에 반영되고 안 됐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며 “최종 결과 발표 후 이의제기나 행정소송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에서는 자기들이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정량지표는 모든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이런 불만을 말끔히 해소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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