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성(68) 중앙대 이사장이 최근 재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취업난을 겪고 있을 학생들을 다독여주기 위한 것.
박 이사장은 지난 8일 재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무조건 대기업만 고집해 취업 재수생이 되기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실력과 경험을 키우는 것이 본인에게 더욱 유리하다"면서 눈높이를 낮춰 취업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박 이사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것을 각각 소꼬리와 닭머리에 비유하면서 "소꼬리는 비싼 부위지만 실제로 하는 역할은 소의 부끄러운 곳을 가려주고 파리를 쫓는 것이 고작이지만, 닭머리는 비록 작지만 닭의 가장 중요한 각종 기관이 모여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에 가면 조직이 적으니 아무래도 대기업 보다는 맡는 일의 범위가 넓어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다"면서 "안성 캠퍼스가 수도권 중소기업을 목표로 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한 결과 전국 취업률 1위가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장점을 강조하는 것은 중소기업이 좋으니 취업하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선 대기업을 시도해 보고 결과가 여의치 않으면 방향을 바꾸어 유망 중소기업을 찾아보라는 뜻"이라고 조언했다.
박 이사장은 40년 전 자신이 서울대 상대를 졸업할 당시 동기(59학번)들의 취업 상황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요즈음 잣대로 본다면 중견기업에 속하는 기업에 취업한 동기들이 나중에 그 기업의 CEO까지 오르는 영광을 가졌다"면서 "반면 당시 재계 2위 그룹이던 삼호무역에 입사한 동기들은 몇 년 후 회사가 파산해 새 직장을 구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박 이사장에 따르면, 서울대 상대 졸업생 320명 가운데 108명이 CEO가 되는 기록을 세웠다. 중견 기업을 택한 대학 동기 중 SK 회장을 지낸 손길승 회장을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라고 소개했다.
박 이사장은 "손 회장의 경우 수원의 중견 기업에 입사해 회사를 재계 순위 4위까지 끌어올리고 회장 자리에 오르고 재계 총리라는 전경련 회장까지 역임한 성공적인 비즈니스맨의 표상"이라며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1인이 된 것을 보면 저는 물론 여러분들도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잘나가는 회사, 대기업에 취업 한다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면서 "노력과 열정이 있다면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에게 성공의 기회를 줄 유망 중소기업은 분명히 있다고 확신한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