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전철이 충남 아산까지 연장 개통됐다. 이를 어디 곳보다 환영한 곳은 인근의 대학들이다. 특히 순천향대와 나사렛대는 역사명에 이들 학교이름이 병기(倂記)된 것을 환영하고 있다.
전철 역사명에 교명을 넣는 일은 교통 편의성을 확보하는 일 외에도 적지 않은 부수효과를 가져온다. 경원대 홍보실의 김경탁 선생은 “전철 역사명에 교명이 들어가게 되면 전철 노선도 자체가 학교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미디어가 된다”며 “수험생들도 전철역사명을 가진 대학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를 다닐 때 누구나 보게 되는 전철 노선도가 대학을 홍보하는 매체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대학이름을 역사명으로 사용하는 곳은‘전철역을 내려 버스로 갈아타지 않아도 되는 대학’으로 인식돼 수험생들도 선호하게 된다는 것.
그런데 서울 메트로, 서울시 도시철도공사는 최근 들어 대학이름을 역명으로 사용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내년 5월 1단계 구간이 개통하는 지하철 9호선에는 ‘흑석역(중앙대입구)’을 제외하면 대학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다. 중앙대가 기존 7호선 ‘상도역(중앙대앞)’에서 교명을 빼내 9호선 ‘흑석역’으로 이름을 옮겨달라고 요청해 이를 관철시켰을 뿐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새로 역명을 제정하는 경우 대학이름을 넣지 않겠단 입장이다. 지난 2006년 마련된 ‘지하철 역명 제·개정 절차 및 기준’에 따르면 ‘대학명은 역명으로 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적시돼 있다. 다만 고려대처럼 역사가 학교 부지 안에 들어와 있는 등 특별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표기할 수 있다. 서울시 교통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학명을 역명으로 쓰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명을 병기하게 되면 안 그래도 복잡한 노선도가 더 복잡해 지기 때문에 병기 표기도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하철 역명 제개정 기준’이 마련된 2006년 이전에는 대학명을 역명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지하철 1~8호선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2호선엔 홍익대·이화여대·서울대·교대·건국대·한양대 등 대학명을 쓰는 역이 6곳이나 됐다.
서울 메트로 관계자는 “2호선이 개통된 80년대 당시만 해도 대학이 곧 역 주변의 명소였다”고 말했다. 인지하기 좋은 역명으로 대학명 만한 게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학명을 역명으로 사용하다보니, 역명을 선점하지 못한 인근 다른 대학·기관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형평성의 원칙에 맞지 않다는 것.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역명 제·개정 기준을 만들었고, 대학이름을 역명으로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좀 다르다. 연장 개통되는 수도권 전철에서 공개입찰을 부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철도청이 2005년 1월 철도청이 공사화되면서 새로 시작한 일종의 수익사업이다. 실제로 코레일은 수도권 전철 1호선 성환역을 입찰, 단독 응찰한 남서울대를 부기역명 표기자로 선정했다. 지역명을 역명으로 정한 뒤 인근 대학 등이 교명을 넣어달라고 요구하면 입찰에 부치는 것이다.
순천향대는 특정 기관의 이름을 넣어줄 수 없다던 코레일을 상대로 끈질긴 설득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전철이 신창면까지 연장된 것은 순천향대 구성원들이 노력한 결과이고, 역 이용객의 80% 이상이 대학생과 교직원이므로 순천향대역이 당연하다”는 논리로 코레일을 압박했다. 순천향대는 아산시지명위원회 등 지역사회의 여론도 등에 업은 상태였고, 지역 언론의 도움도 받았다. 성환역의 사례처럼 지명을 기준으로 역명을 제정한 뒤 대학명을 입찰해 수익사업으로 연결 지으려던 코레일도 결국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역사명은 인지력 제고와 학생 유치에 엄청난 효과를 대학에 가져다 준다. 얻어지는 게 많은 만큼 노력하지 않으면 가져갈 수 없는 것도 역사명이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