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이 결국 내년 예산을 50억원 삭감 당했다. 여당은 지난 13일 내년 예산안 처리를 강행하면서 2009년도 교육과학기술부 예산을 올해보다 7.0% 증가한 41조2151억원으로 확정했다.
교육분야 예산은 38조6989억원으로 6.1% 증가에 그친 반면 과학기술분야 예산은 2조5162억원으로 22.1% 증가했다. 내년 고등교육 예산은 올해보다 2902억원 증액된 4조7792억원으로 확정됐다.
□ 주요 재정지원사업 예산, 나름 ‘선방’= 지난 8일 손병두 서강대 총장과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홍승용 인하대 총장이 돌연 국회를 찾았다. 내년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이 200억원 삭감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는 전날 고통분담 차원에서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한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을 200억원 삭감키로 합의했다. 화들짝 놀란 교과부는 대교협에 ‘SOS’를 쳤다.
대교협 이사진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한구 위원장과 이사철(한나라당)·우제창(민주당) 간사, 김부겸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을 잇달아 만나 우려를 나타냈다. 손병두 회장은 “실질적으로는 300억원이나 깎이는 셈”이라며 “등록금까지 동결하는 마당에 말로는 고등교육 경쟁력을 외치면서 교육역량강화를 위한 예산을 깎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나섰다. 사실은 대학·전문대학 각 1000억원씩, 최소 2000억원은 증액돼야 한다”고 말했다.
□ 사실상 삭감, 전문대는 동결= 대교협 이사진까지 나선 덕분에 주요 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은 교과부 요구액보다 53억원 삭감에 그쳤다. WCU사업 간접비가 50억원(수도권 40억원, 지방 10억원) 삭감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원안에 가깝게 통과했다.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과 지방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은 운영비만 각각 1억원, 2억원씩 삭감됐다.
국회 ‘예산투쟁’에서 나름 ‘선방’했다고는 하지만 내년 주요 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은 실질적으로는 올해보다 178억원이 줄어들었다. 교과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 설명자료에는 올해 예산에서 지방대학 몫의 WCU사업((지방연구중심대학육성) 예산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 재정지원사업 예산은 올해와 같은 2310억원이다.
☞ 아래 표 참고□ 지역 현안 예산은 대거 증액=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증액을 요청한 시간강사 연구비 지원 1500억원 등은 예결특위 심사과정에서 전액 삭감돼 아쉬움을 남겼다. 국립대 교수 1080명 충원을 위한 790억원도 전액 삭감됐다. 교과위는 222명이라도 증액을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대신 지역현안 관련 예산은 대폭 늘어나 지역구 챙기기가 여전했다.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 간사인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은 공주대 천안캠퍼스 부지 매입 예산 59억원을 전액 확보했다. 이 덕에 국립대 시설 확충비는 정부가 제출한 3924억원보다 302억원 늘어난 4226억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 내년 주요 예산 현황= 내년 고등교육 예산은 올해보다 2902억원 증액된 4조7792억원으로 확정됐다. 증액된 주요 사업을 보면, 맞춤형 국가장학제도 기반 조성을 위한 예산이 8186억원으로 올해보다 1353억원(6.3%) 늘었다. 국립대학 시설 확충비가 934억원 늘면서 국립대학 운영 지원비도 올해보다 1353억원 증액됐다. 학술연구 역량강화 예산은 260억원 늘어난 2940억원이다.
한편, 교과부는 이명박 대통령 지시에 따라 내년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기 위한 후속 작업에 들어갔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립대 시설 확충의 경우 내년 초에 바로 집행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며 “대학재정지원사업도 조만간 사업계획을 확정해 예년보다 빨리 사업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