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대학가는 10년 만의 정권 교체만큼이나 요동치는 한 해를 보냈다. 대학들이 사활을 걸었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인가는 1년 내내 후폭풍에 시달렸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과 대학정보공시제는 출발부터 삐걱되고 있다. 올 한해 대학가를 달군 이슈들을 정리했다.
□ 입학사정관제 시대 개막=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대학가에서도 입학사정관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는 지난해 서울대가 처음으로 실시한 뒤, 올 해에는 가톨릭대·건국대 등 10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대입 자율화에 맞춰 2009년에는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하는 대학이 40개로 확대될 예정이다.
□ 두산, 중앙대 인수=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오른쪽 사진)이 지난 6월 중앙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대기업 지원의 기대감도 컸지만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수업적평가 기준을 다시 짜면서 교수들이 집단 반발하고, 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최우선 과제로 꼽은 하남캠퍼스 설립도 안성캠퍼스 이전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일부 구성원과 안성지역민들의 반발이 표면화되고 있다.
□ 로스쿨 후폭풍 여전= 내년 3월 개원이지만 ‘로스쿨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서울·수도권 대학 출신이 지방 로스쿨 합격자의 70~80%를 휩쓸면서 ‘지역균형’은 ‘취지’만 남았다. ‘총정원제’라는 태생적 한계 탓이다. 법정 공방도 여전해 홍익대는 최근 총정원제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인가대학들은 줄줄이 ‘자율전공학부’ 신설에 나섰지만 ‘프리로스쿨’ 의혹을 떨쳐낼지가 관건이다.
□ 폴리페서 논란= 18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올해 대학가는 유난히 ‘폴리페서’ 문제로 홍역을 겪었다. MB를 따라 청와대에 입성했던 류우익·곽승준·김병국 교수는 경질되자마자 학교에 복귀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야가 잇따라 ‘폴리페서 방지법안’을 내놓으면서 교수 신분으로 정치판을 기웃거린다는 의미의 폴리페서가 근절될지 주목된다.
□ KAIST발 개혁바람= KAIST가 지난해 9월 테뉴어(정년보장) 심사에서 35명 중 15명을 탈락시키면서 촉발된 교수사회 개혁이 올해까지 이어졌다. 성균관대, 연세대 등이 재임용 심사에서 교수들을 대거 탈락시켰다. 서울대와 중앙대도 교수 승진·정년보장 심사 기준을 강화했는데, 특히 서울대는 상위 10% 교수들에게 연구비 등의 혜택을 주는 ‘교수 차등화 정책’을 들고 나왔다.
□ 서울대 법인화 추진 공식화= 이장무 총장이 지난 8월 2010년까지 법인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서울대 법인화는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국·공립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의 재정 지원을 선결조건으로 들고 있지만 서울대가 정부의 법인화 정책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 WCU 졸속 우려 속 강행= 새 정부 들어 도입된 WCU 사업은 로스쿨에 이은 또 하나의 핫이슈였다. 이 사업의 선정 여부가 ‘일류’와 ‘이류’를 가르는 잣대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조차 ‘졸속 추진’을 질타했지만 교과부는 그대로 밀어붙였고, 평가결과가 나오자마자 이의제기가 빗발쳤다. 결국 50억원 예산이 삭감 당했다.
□ 등록금 동결 도미노= 미국발 금융위기로 불거진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도미노를 불러왔다. 대학들이 대대적으로 등록금 동결에 나선 것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근 10년 만이다. 지난 11월 성신여대와 상지대를 시작으로 고려대·서강대·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한국외대·한양대 등 30여 개의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 대열에 참여했다.
□ 구재단들의 복귀 시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올해, 광운대·상지대·세종대·조선대 등은 10년만의 정권 교체를 피부로 느꼈다. 비리 혐의로 물러난 구재단의 복귀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된 것. 이들 대학의 종전이사(구재단)들이 정이사 추천을 미루면서 진보성향의 인사가 많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교체될 때까지 임시이사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 대학정보공시제, 출발부터 ‘삐걱’= ‘옥동자’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학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대학정보공시제는 시행되자마자 공시 정보 오류와 신뢰성 문제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 때문에 당초 거론됐던 ‘재정지원 연계’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대학팀 news@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