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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드라마 제작 지원, 효과 희비
1편에 최고 10억원, 시청률 따라 명암 엇갈려


서일대학은 지난해 방영한 MBC 드라마 <이산> 덕을 톡톡히 봤다. 드라마가 33.3%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제작지원을 했던 서일대학의 주가도 함께 뛴 것. 대학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입시 지원도 크게 늘었다.

올해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대부분 “서일대학이 '이산' 제작지원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서일대학 홍보과는 이를 두고 “대학 내부에서도 성공적인 마케팅이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의 드라마 제작지원이 홍보 마케팅 일환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 제작지원은 흔히 ‘바(Bar) 광고’ 형태로 나타난다. 드라마 한 편이 끝날 때마다 바 형태로 대학의 이름을 하단에 보여 주는 방식이다. 기업과 달리 대대적으로 공중파 광고를 집행하지 못하는 대학들이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대학의 이름만 몇 초간 노출되고 지나가기 때문에 자체 효과는 적은 편이다. 그렇지만 상당 기간에 걸쳐 드라마가 방영되기 때문에 그만큼 누적 효과가 크다. 광고비도 제법 센 편이다.

광고기획사 필보이의 황정현 대표는 드라마 제작지원 비용에 대해 “드라마당 1억~3억원이 평균 가격”이라며 “PPL 등을 병행해 대본이나 스토리에 대학을 녹여 낼 경우 10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면 광고에 비해 단가가 높기 때문에 어떤 감독이 연출을 하고, 어떤 스타들이 출연하는지, 스토리가 어떤지 점검하는 것을 필수다. 얼마 전 종영한 KBS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과 MBC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 드라마 '종합병원 2'에 제작지원을 한 선문대도 “드라마 시작 전부터 우리가 정한 나름의 ‘툴’을 이용해 철저히 분석한다”고 밝혔다.

홍보팀 관계자는 “시놉시스를 우선 보는데, 선정성이나 폭력성이 없어야 한다. 가벼운 멜로는 괜찮지만 가족들이 볼 수 있어야 하며, 시간대와 연출 감독의 예전 작품도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서일대학 홍보팀이 '이산'을 택했던 이유도 현대극이 아닌 사극이기 때문이었다. 홍보과 관계자는 “현대극은 ‘불륜’이라는 소재가 많아 꺼리게 되는데, 사극은 그런 점에서 부담이 없고 어른부터 아이까지 대중적으로 본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방영 시기도 중요한 기준 중 하나”라면서 “지난해 9월부터 방영한 '이산'의 시청률이 서서히 오르면서 입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SBS 드라마 '스타의 연인'과 '유리의 성'을 제작지원 중인 한신대는 “드라마 제작지원을 시작하면서 대학 내부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고, 대학 인지도를 높이는데 더욱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바 광고의 노출 방법이 다양해진 것도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한신대 홍보부서 관계자는 “클라이맥스에서 끝난 후 엔딩샷으로 이어지면서 예고편을 이어 가는데 이때 바 광고를 보여 주기 때문에 순간 집중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CF 한 편당 3000~4000만원을 호가하지만 바 광고는 반복해서 여러 번 보여 주기 때문에 효과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대학의 드라마 제작지원에 대해 ‘실’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정현 대표는 “드라마가 통상 16~50부 정도인데, 주말 재방송과 케이블 재방송까지 합치면 보통 100회가량 방송된다. 100회 노출에 3억원 정도면 상당히 저렴한 광고”라면서도 “어차피 대학의 인지도를 높이는 광고 형태이기 때문에 유명 대학들에겐 별다른 효과를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시청률이 안 나올 경우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이산'에 이어 KBS 드라마 '바람의 나라'에 제작지원을 했던 서일대학은 같은 시간대 MBC에서 방영한 '베토벤 바이러스'가 인기를 끌자 곤혹스런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드라마 제작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률인데,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위험한 모험”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8-12-26 오후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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