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 시급하다
서정화 한국고등교육정책회장·본지 논설위원
신정부는 지난해 ‘대학강국 구현 5대 실천프로젝트’에 관한 공약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해 4·9월에는 대학자율화 과제들을 발표했다. 지난 10월에도 세계수준의 인재육성을 위해 대학의 자율성 확대, 대학과 연구기관의 교육과 연구역량 강화, 연구자 중심의 환경과 여건조성, 글로벌 청년리더 10만명 양성, 체계적 영재육성 시스템 마련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신정부 출범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청와대의 인적 경질과 함께 폴리페서 문제가 제기됐고, 이어 로스쿨 문제도 계속 논란을 불렀다. 서울대 법인화 추진을 비롯해 일부 대학의 지배구조 개편도 주목을 받았다. 결국 신정부는 대학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대학 관련 개혁 방안 중에서 2008년에는 입학사정관제·정보공시제·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지원사업 등의 과제 추진에 시동을 걸고 있는 정도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온통 어둡고 우울한 소식들뿐이어서 대학개혁이 더뎌지는 것도 같다. 그러나 경제가 어렵고 위축된다고 해서 대학개혁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대학이 국가·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기초를 다지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인재가 희망이고, 따라서 대학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정부는 수월성 강화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율과 경, 국제화, 책무성 등의 전략은 당연하다. 2009년부터는 거대 담론보다는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질적인 기본과제 수행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교육프로그램 운영의 내실화를 점검해야 한다. 학습자 개개인의 필요와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양적 확충에 지나치게 급급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수당 학생 수 감축이라든지 수업부담 경감 등 기본적인 여건개선과 학사지원관리에 초점을 두고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학생·기업체 등 교육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연구·시설 확충과 최신 장비 구비, 연구비 확충 등 연구 여건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대학과 정부 산하 관련단체 등과의 활발한 교류방안도 구체화돼야 한다.
대학의 특성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BK사업이나 누리사업, 수도권 특성화 사업 등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WCU가 제시되면서 특성화 관련 사업이 정착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아울러 대학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아직도 낭비적인 요소가 허다한 것이 사실이다. 불요불급한 낭비 요소들을 철저하게 찾아내어 절약을 체화해야 한다. 조직 슬림화와 힘든 구조조정 노력도 가속화돼야 한다. 경영자와 중간 관리자들의 전문성 신장과 리더십 개발도 절실하다.
끝으로 대학재정 지원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 대학재정의 대종을 이루는 등록금도 동결되어 대학 자체적인 재정 확충에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대학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교부금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대학에 재정지원을 늘리는 것은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1960년 케냐·멕시코와 같이 1인당 GDP가 79달러였던 우리나라는 이제 2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인구 5000만명 이상으로 1인당 GDP가 2만 달러 이상인 나라는 미국과 일본, 유럽 4개국과 우리나라뿐이라고 한다. 이러한 경이적인 발전에는 대학의 기여와 공헌이 결정적이었다.
출구가 보이지 않던 암울했던 1970년대, IMF 때에도 어려움을 잘 극복한 저력이 있는 우리나라가 대학의 교육과 연구, 그리고 봉사의 역할을 왕성하게 수행함으로써 국가발전과 경제회복의 산실임을 다시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대학 자체의 노력과 함께 국가 지원도 당연히 따라야 하겠지만 언론에서도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 개혁사례들을 많이 제시해 주면 좋겠다. 한국대학신문이 선진국 대학들의 경험·정보를 제시하고,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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