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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구조개혁특별법’, 이번엔 성공할까
‘특별법’ 카드 꺼내든 여당…정원미달 사태 악화에 사전대비
재산환원 규모·처분 따른 양도세 등 풀어야 할 난제 수두룩
교육과학기술부가 ‘부실 사립대 구조조정 추진’을 밝힌 데 이어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이 ‘대학구조개혁 특별법 제정’이란 카드를 꺼낸 것은 대학 구조조정을 위한 ‘양동 작전’으로 풀이된다. 법적 근거를 만들어 대학 인수·합병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정부 차원에서라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그러나 부실사학 퇴출 제도만 하더라도 부실사학 판정 기준과 잔여재산 환원 방식을 정하기가 쉽지 않고, 양도세 등 다른 법적 문제도 걸려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의 사유화를 부추겨 영리법인 허용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 구조개혁특별법, 추진 배경은= 정부와 국회가 잇달아 부실 사립대 퇴출 제도 마련에 나선 것은 결국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대학 수가 너무 많아 고등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으로 요약된다.

전국의 (전문)대학 수는 350여개 달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198개 4년제 일반대학 중 지난해에 신입생을 70%도 채우지 못한 곳이 20여개에 달한다. 20% 이하도 4~5곳이나 된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는 더욱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대학 입학 대상이 되는 18세 인구는 2011년 69만1000명을 정점으로 감소하다가 2030년에는 2005년의 65% 수준인 40만4000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대학구조개혁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김선동 의원실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 국·공립대 통·폐합을 추진했지만 ‘수박 겉핥기’에 그쳐 국·공립대까지 포함하기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이 아니라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게 됐다”며 “경쟁할 여건조차 되지 않는 대학에 대해서는 퇴출을 허용해야 고등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재산 환원 규모 등 난제 많아= 부실 사립대 퇴출은 과거 한시적으로 초·중·고 사학법인에 허용했던 잔여재산 환원을 대학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등록금 의존 비율이 높은 대학 현실에서 설립자 등 재산 출연자가 돌려받을 재산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서도 당장 논란이 될 수 있다. 또 재산을 돌려받기 위해 대학을 일부러 파행 운영하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막상 부실 사립대 퇴출 제도가 시행됐을 때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사학법인 입장에서는 ‘양도세’ 등 풀어야할 법적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송영식 한국사학법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재산을 돌려준다고 해도 현행 규정대로 하면 양도소득세가 높아 실질적으로는 땅 팔아 손해 볼 수도 있다”며 “세제 문제 등 법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게 많고, 다른 공익법인과의 형평성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 사학의 사유화 가속 우려도= 참여정부 때인 2004년 8월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해산·합병 시 잔여 재산 환원’ 등을 포함하는 대학구조개혁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정 협의에서 막혀 입법예고조차 하지 못했다. 누구에게 얼마를 돌려줄 것인가도 문제였지만 재산 출연자에게 잔여재산을 돌려주는 것 자체가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더 컸기 때문이다.

전국대학노동조합 한정이 정책국장은 “잔여재산 환원 등을 허용하는 것은 사학에 대한 사적 소유를 인정해 사실상 사학에 대한 매매를 가능하게 하는 셈이 된다”며 “매매를 허용하게 되면 결국 진입장벽의 문제, 즉 영리법인 허용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교육도 완전히 시장에 내맡겨질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 국·공립대 법인화 위한 포석?= 대학구조개혁특별법을 통해 국·공립대 통·폐합을 법제화하겠다는 구상은 결국 국립대 법인화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잔여재산 귀속 특례 제도를 통한 한계 사학 해산’은 사립학교법 개정만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정이 국장은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방 군소 국립대를 통합해 규모를 키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거점 국립대만 남기고 통합한 후 법인화로 가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며 “법인화가 벽에 부딪히자 하나씩 떨어뜨려서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9-01-19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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