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세종’ 명칭 본안소송서도 승소
법원 “세종과 결합된 상표 355개, 독점 부적절”
행정중심도시 ‘세종시’로 확정될 가능성도 고려
고려대가 ‘세종’ 명칭 사용을 둘러싼 세종대와의 법정다툼에서 가처분 소송에 이어 본안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12부는 지난 9일 학교법인 대양학원이 고려중앙학원을 상대로 낸 ‘유사표장 사용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세종대학교’와 ‘세종’ 명칭을 분리해 판단했다. 역사적 인물인 ‘세종’과 결합된 상표만도 300개가 넘기 때문에 세종대가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업표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30년간 입시홍보·교육·학술활동 등에 사용돼 수험생, 학부모에게 널리 인식된 ‘세종대학교’와 달리 ‘세종’은 역사적 인물의 명칭이고, ‘세종’과 결합된 상표가 355개에 달해 사회통념상 특정 영업주체의 영업표지로 볼 수 없다”며 “우리나라 국민이 ‘세종’이라는 인물에 대해 느끼는 존경심과 이 단어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명칭이기도 한 점에 비춰 ‘세종’이라는 단어를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명칭을 ‘세종시’로 확정할 특별법이 발의된 점도 영향을 줬다. 재판부는 “최근 여야 국회의원들이 ‘세종특별자치시 설립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고,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부지조성을 위해 토지보상이 90% 정도 진행되는 등 복합도시 건설이 진행 중”이라며 “또 이후 이 지역에 분교를 설립하는 다른 대학들도 그 명칭을 ‘세종캠퍼스’로 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세종대가 제기한 명칭 ‘혼동’ 우려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대학진학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로 학생들은 지원 대학의 교육주체 및 소재지, 본교인지 분교인지 여부 등을 주의 깊게 검토할 것”이라며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승규 세종대 총장은 ‘세종과 결합된 상표가 300개가 넘어 독점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같은 대학에서 세종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데에 대한 문제제기였지 다른 영업 분야에서의 명칭 사용을 문제 삼은 게 아니다”라며 “법원이 현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힘센 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양 총장은 또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아직 세종시로 확정된 게 아니며, 현재 고려대 분교가 있는 서창과 행정도시와의 거리도 멀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3월 세종대가 고려대를 상대로 낸 ‘세종캠퍼스 표장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한 바 있다. 이에 세종대는 가처분 결정에 대한 항고와 함께 같은 해 6월 본안소송인 ‘유사표장 사용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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