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장학금에 등록금 연계, ‘자율성 침해’ 논란
4년제 대학으로 확대시행하면서 등록금 인상율 포함
교과부 “등록금 동결대학에 인센티브 주기 위한 것”
정부가 올해부터 대학 근로장학사업 평가 때 등록금 인상률을 반영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과 연계해 실질적으로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통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대학 자율화 정책과는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까지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하던 근로장학사업을 올해부터 4년제 대학으로 확대 시행함과 동시에 대학별 지원금을 등록금 인상률과 연계시키기로 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교과부는 근로장학금 예산을 각 대학에 배분할 때 기존의 재학생 수(60%), 대학 내부 장학금 수혜율(20%) 외에 전년도 등록금 인상률(20%)를 반영해 대학별 지원 예산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대학 근로장학 운영규정’에 포함시켰고,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종남 서울대 기획실장은 “정부의 재정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학생 복지를 담보로 정부의 재정지원 책임을 대학에 떠넘기면 결국 피해는 학생들이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재민 고려대 기획예산처장은 “정부가 이런 식으로 대학을 통제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장학제도와 등록금을 연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윤식 부산대 기획처장은 “장학금 지원 받는다고 등록금 인상요인이 없어지진 않는다”며 등록금 연계 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권선필 목원대 기획처장은 “등록금 억제 유도는 현 경제상황에 비춰볼 때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본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임준희 교과부 학생장학복지과장은 “대학이 등록금 인상하겠다는 걸 못 하게 막는 것도 아닌데 이걸 통제라고 보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해 등록금 동결 결단을 내려준 대학들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임 과장은 규정상 ‘전년도’ 등록금 인상률을 반영하게 돼 있어 올해 동결한 대학들은 혜택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올해 등록금 동결한 내역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과장은 장학제도와 등록금 연계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학생들의 부담을 경감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등록금과 장학제도는 당연히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한편 자율성 침해 논란과는 별개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일부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전문대학 기획실장은 “개별 대학 차원에서 등록금을 크게 인상하긴 힘들기 때문에 어차피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률은 비슷하게 나타난다”며 “지표가 차별성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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