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는 오는 3월부터 기초교육대학을 신설하고 인문·자연계 전체 신입생 2160명에게 ‘논리적 글쓰기’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등록금 동결 여파로 여의치 않은 살림에도 적지 않은 투자를 했다. 7명의 전임교원을 새로 채용하고 논리학·철학·작문을 가르치던 교수들을 기초교육대학으로 재배치했다. 총 11명의 교수가 신입생들을 30명씩 나눠 밀착지도를 하기 위해서다.
▲숙명여대 의사소통센터 발표수업.
김철환 기초교육대학장은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글쓰기 교육을 위해 독서·토론·발표·글쓰기 등을 종합적으로 교육시킬 것”이라며 “밀착 지도를 위해 한학기 중 2번 이상은 반드시 교수와 학생이 대면 토론을 하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기초교육대학의 핵심기구는 의사소통센터다. 센터는 신입생들의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설립됐다. 신입생들은 학교에서 선정한 ‘아주명저 100선’을 기본으로 다양한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어법에 맞는 ‘기초적 글쓰기’부터 창의력과 논리적 사고가 요구되는 ‘학술적 글쓰기’까지 단계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최근 대학가에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글쓰기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대상은 1학년생이 중심이다. 초반에 틀을 잡아보자는 의도가 깔려있다. 특히 법학적성시험(LEET)·의학능력적성시험(MEET)·공직적성평가시험(PSAT) 등에서 논리적 사고가 요구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아주대 김철환 학장은 “기초교육대학을 통해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면 법학적성시험이나 공직적성시험을 준비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지난 2002년 비교적 일찍 의사소통능력개발센터를 설립한 뒤 3년 전 의사소통센터로 개칭했다. 설립 당시 이경숙 총장이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 요건으로 의사소통능력을 강조해 문을 열었지만, 최근 논리적 사고가 중시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건종 의사소통센터장(영어영문학과 교수)은 “최근 사회적으로 논리적 사고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표현 능력이 요구되면서 의사소통센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학생들로부터 공직적성시험, 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등을 준비하는 데 도움 많이 된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1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비판적사고와 토론 △창의적사고와 표현 △학문적 글쓰기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한 과목은 졸업 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정상봉 교양학부장은 “학생수를 20~30명으로 제한해 교수가 직접 학생들의 글을 첨삭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표현 능력을 중시하는 기업의 영향도 적지 않다. 동국대는 공학교육인증을 받기 위해 1999년부터 공과대학 중심으로 실시한 글쓰기·발표 교육을 최근 모든 계열로 확대했다. 홍성조 학사지원부장은 “기업에서도 보고서나 기획안을 제대로 작성할 줄 아는 학생들을 원하고 있어서 2년 전부터 공과대학에서 하던 교육을 전교로 확대하기 위해 글쓰기센터를 열었다”며 “매학기 1학년을 대상으로 교내 글쓰기 경진대회도 열어 우수학생에게 상품을 주는 등 학생들의 의사표현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의사소통센터 등을 두고 학생들에게 ‘논리적 글쓰기 교육’을 키우고 있는 대학은 숙명여대를 비롯해 서울대·성균관대·건국대·동국대·가톨릭대·연세대·동덕여대·아주대 등이다. 로스쿨·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이 중요하게 인식되면서 확산되고 있지만, 그간 등한시 돼 왔던 논리적 글쓰기 교육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손동현 성균관대 학부대학장은 “법학적성시험 등을 대비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학이라면 논리적 사고를 키우기 위한 교육이 기초가 돼야 하는 것 아느냐”고 말했다. 정상봉 건국대 교양학부장도 “자신의 생각을 제한된 지면 내에서 표현하는 능력은 사회의 어떤 영역에서도 요구된다”며 “그간 등한시 했던 논리적 글쓰기 교육에 대학들이 힘을 쏟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