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과목은 단위 교과목으로서 강의목표가 있습니다. 다른 전공과목을 유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현재 교과 내용을 제대로 전달해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덕준 창원대 통계학과 교수는 강의를 진행할 때 항상 이를 염두에 둔다. 그러다보니 과제물도 많고 시험도 어려워 장 교수의 수업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힘들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럼에도 장 교수는 지난 학기 강의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외형상으로는 힘들고 어려운 수업이지만 장 교수의 강의가 명품강의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 교수의 강의 비결은 무엇일까? 장 교수는 통계학의 교과내용이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이론적인 설명에 앞서 학생들의 직관을 자극한다. 교과내용에 대해 먼저 ‘감’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통계학의 특성상 수식이 많이 나오는데 수식을 그냥 설명하면 학생들이 이해하기 힘들어 하죠. 먼저 이런 수식들이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쓰이며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해주면 학생들이 직관적으로 ‘아, 이런 거구나!’ 감을 잡게 돼요. 한번 감을 잡으면 그 주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이론적 설명도 금방 이해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직관을 자극하는 방법은 장 교수가 좋은 강의에 대해 고민한 결과다. 장 교수는 강의준비를 위해 휴일에도 연구실을 찾는다. 철저한 준비가 곧 좋은 강의의 밑거름이라는 생각에서다.
“쉬운 문제라고 별 고민 없이 수업에 들어가면 설명하다 막힐 때도 있습니다. 반면에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하게 되는 어려운 내용들은 오히려 학생들이 잘 이해하고 따라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마다 강의 전에 교과내용을 어떻게 전달할 지 고민해 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죠.”
20년째 강단에 서고 있는 장 교수는 눈빛만 봐도 학생들이 잘 이해하고 따라오고 있는지 안다고. 장 교수는 “학생들의 그런 눈빛을 보면 에너지를 얻어 강의에 더 매진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장 교수는 베스트 티처답게 최근 교수평가가 연구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교수들이 교육에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대학은 연구기관이기 전에 기본적으로 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 인적자원인데, 인적자원을 길러내는 교수들이 연구에 치중하느라 교육에는 시간투자를 못하고 있죠. 강의준비를 덜 하게 되면 그만큼 학생들에게 교과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연구와 수업을 연계시키는 방안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장 교수는 다시 한번 ‘강의목표’를 강조했다.
“학부수업은 전공과목의 큰 틀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목의 전반적인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교수들의 연구분야는 전공과목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아요. 자기 연구성과만 강의하면 강의목표는 달성할 수 없게 됩니다.”
장 교수가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은 ‘성실’이다. 인적자원의 기본은 성실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어릴 때 부모님께서는 ‘한 가지 재주 가진 사람이 열 사람 먹여 살리고, 열 가지 재주 가진 사람이 자기 한입 풀칠을 못한다’는 말을 자주 들려주셨어요.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얘기죠. 저도 학생들에게 졸업 후 어떤 분야로 진출하든 성실하게 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합니다.”
장 교수는 경북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계산통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창원대에 부임한 이후 20년간 창원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