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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출구’가 안보인다
졸업시즌 이후 대졸 실업자 23만명 더 늘어날 듯
일자리 나누기·인턴제 확대 등으론 정책적 한계
통계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2009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취업자 수는 총 2286만여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 명가량 감소했다. 반면 실업자 수는 지난해 1월보다 9.5% 증가한 84만 8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0대 실업자 수는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31만 5000여 명. 대졸 이상 실업자 수도 약 27만 2000명에 달해 지난해 1월보다 무려 25%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청년·대졸자들의 실업률이 이달 이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 김희삼 KDI 연구위원은 “청년, 특히 대졸자 실업률이 졸업시즌을 기점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취업 시장이 워낙 좁은 데다, 대다수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극도로 억제하고 있어 대졸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는 청년·대졸자들의 취업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방안들에는 보완할 점도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요 방안1, ‘일자리 나누기’ … “신규채용 확대”

현재 정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대졸자 취업 확대 방안은 ‘일자리 나누기(잡 세어링)’. 기업들이 직원에게 주는 임금을 삭감하고 대신 더 많은 사람을 고용토록 장려, 신규채용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특히 ‘공기업’들의 일자리 나누기를 집중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열린 제8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총 297개 중 116개 공공기관에 ‘대졸 초임 10~30% 인하’를 권고키로 결정했다. 또 나머지 181개 기관에도 초임 삭감을 권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기업 초임 삭감은 정부 권고 이후 입사자부터 적용된다. 기존 사원들은 본래의 호봉체제에 따라 급여를 받는다.

공공기관 초봉 인하에 따라 정부는 연간 최대 1000개 정도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자리 수를 늘린다는 점에서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에 동의하고 있다. 김희삼 연구위원은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현재 우리가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는 어떻게든 신규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평균 초임이 낮아지더라도 일자리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임 삭감이 신규채용자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은 대단히 긍정적이지만 기존 직원들의 호봉체제를 그대로 유지키로 한 것은 옳지 못하다”며 “기존 사원들부터 임금을 삭감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 영향으로 최근 ‘일자리 나누기’를 계획·진행하는 민간기업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올해 하이닉스는 고용유지를 목표로 임원 연봉 삭감·무급 휴가 실시 등을, 산업은행은 신규채용 100명을 목표로 임직원 임금 동결 등을 결정했다.

■주요 방안2, ‘청년인턴제’ 지원강화 … “6만 명 일자리 마련”

지난 11일 한나라당 경제위기극복 종합상황실은 ‘청년인턴제 지원강화를 통한 6만 명 일자리 추가대책’을 정부와 협의·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성린 의원(종합상황실 거시·일자리팀장)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수가 지난해 12월 101만 9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자체 조사 결과 이달 졸업시즌 이후 23만 명 이상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를 강화하고 대기업으로까지 확대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한나라당은 중소기업에는 인턴 임금의 80%를, 대기업에는 50%를 지원해 각각에 5만 명·1만 명씩 총 6만 명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올해 초 발표한 ‘중소기업 인턴 임금 50% 지원을 통한 2만 5000명 일자리 창출’ 계획을 대폭 확대·강화한 것이다.

금재호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턴제를 정규직으로 가는 가교가 아니라 인재교육으로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인턴제 강화를 통해 보다 많은 대졸자들이 시간을 벌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제안한 일자리 추가대책이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대일 교수는 “사실상 인턴제가 실제 취업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지 않느냐”며 “인턴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신규채용 창출 방안을 마련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타 방안, ‘WEST프로그램’·‘대학 내 취업교육 지원’ … “취업역량 강화”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Work, English Study and Travel·이하 WEST)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WEST는 우리나라 대학생, 졸업 후 1년이 안 된 대졸자들이 미국에서 최대 18개월 동안 체류하며 어학연수·인턴십·여행 등을 병행토록 하는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다. 청년들의 경험 확대·글로벌 마인드 함양 등을 목표로 기획됐다. 그러나 현재 WEST 프로그램은 높은 환율, 미국 내 실업난 등으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WEST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서는 개인이 1만 7000달러(한화 약 25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불가능한 사람이 많다”며 “인턴십을 할 미국 기업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WEST 프로그램 외에 각 대학이 미취업 졸업생을 위해 마련한 취업교육 프로그램을 확대·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한 관계자는 “대학들이 실시하는 취업교육을 확대·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단 각 대학의 의견을 듣고 교과부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 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정진영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국장

대졸자 2만 4000명 5년내 해외취업 
 
“총 2만 4000여 명의 대졸자가 오는 2013년까지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해 해외 기업에 취직하게 될 겁니다. 이를 위해 해외 취업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은 물론, 각종 비용까지 적극 지원할 방침이에요. 체계적인 검증 절차를 통과한 ‘믿을 만한 기업’에만 우리 청년들을 보내는 건 기본이죠.”

정진영 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공단) 해외취업국장은 우리나라 대졸(예정)자들의 ‘성공적인 해외 취업’을 전폭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단순한 취업 자체를 넘어, 구직자가 해외 기업에서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폭넓은 지원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공단의 해외취업지원사업은 지난 1997년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공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 기업에 취직한 대졸자는 총 7600여 명이다.

정 국장은 “공단을 통해 해외 기업에 취직하는 청년들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전망”이라며 “공단이 정부가 실시하는 ‘글로벌리더 10만 명 양성 사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 올해부터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2만 명 이상을 해외 기업에 취직시키는 임무를 맡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단은 최근 구직자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전국 66개 기관을 선정했다. 현재 선정기관들은 올해 상반기 연수생 3600여 명을 모집 중에 있다.

“전문대 졸업(예정)자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단 각 연수기관·취업 희망 분야/국가 등에 따라 요구되는 지원 자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세부 사항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연수생으로 선발되면 외국어는 물론, 직무능력·사회성 향상에 관한 것까지 해외 취업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1인당 최대 360만원까지 국비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공단은 지난 10여 년간 맞춤형 해외 취업 교육프로그램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정 국장은 “연수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해외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양성하면 수요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마련”이라며 “수시로 연수기관 관계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 보다 ‘매력적인 인재’를 키워내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교육을 통해 맞춤형 인재로 양성된 우리나라 청년들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반응은 대단히 긍정적이다.

“세계 각국 기업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한국인들은 부지런하고 정직해서 좋다’는 말을 하곤 해요. 또 끈기와 강한 의지도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장점으로 손꼽히지요. 그렇지만 ‘한국인은 예의가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합니다. 요즘 예절 교육 강화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이유예요.”

맞춤형 인재 양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청년들을 보낼 ‘믿을 만한 해외 기업’을 발굴하는 것도 공단이 주력하고 있는 일이다. 수시로 현지를 방문해 해외 기업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는 것은 기본. 해당 기업에 재직 중인 우리나라 사람에게 회사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정 국장은 “여러 번 방문하고 살펴 믿을 만한 회사라는 확신이 든 곳에만 우리나라 청년들을 보내고 있다”며 “앞으로 파견 국가·기업·분야를 보다 다양하게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5년 동안 2만 4000여 명을 해외 기업에 취직시킨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한 걸음씩 차근차근 추진해 간다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해요. 현재 지자체·대학들과의 협력, 연수기관에의 정보 지원 등을 통해 보다 질 높은 해외 취업 교육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고, 해외 기업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청년들이 공단의 해외취업 지원 혜택을 누릴 수 있길 바랍니다.”


<민현희 기자·김형 인턴기자 mhhph·craigger@unn.net>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09-02-23 오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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