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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우리나라선 ‘괴물’될 수도”
“공부 못 해도 부모 능력으로 대학 갈 수 있는 길 열어놓은 것”
입학사정관제 토론회, 학교교육정상화 위한 제도 운영방안 논의

 
△ 지난 23일 열린 '입학사정관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손종현 경북대 입학사정관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정부가 입시제도 선진화를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우리나라 사정에선 입학사정관제가 오히려 ‘괴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23일 (사)좋은교사운동 주최로 열린 ‘대입제도개혁과 학교교육정상화를 이끄는 입학사정관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미국 입학사정관제도의 뿌리는 가져오지 않고 가지만 접붙이기 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이날 토론회에 지정토론자로 나선 조 교수는 “우리의 입학사정관제는 공부 못해도 부모 잘 만나 뭐 하나에 ‘올인’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대학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며 "미국 입학제도의 기본인 공공성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미국은 ‘부모가 아닌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기른 소질’ 혹은 ‘가정형편상 아직 기르지 못했지만 앞으로 기를 수 있는 소질’을 보기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동등하게 입학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하며 “반면에 우리는 이미 개발된 소질만 본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또 “미국식 제도를 들여올 때 우리 문화에서 어떻게 변질될까 고민해서 문제점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입학사정관 자격증 제도를 도입하고 입학사정관에 시민배심원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여한 손종현 경북대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는 우리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도출된 제도”라며 “단순히 미국에서 수입한 제도로 생각해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에서는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 운영 방안들이 발표됐다. 손종현 입학사정관은 “평가권과 선발권을 분리해야 교육과정이 정상화될 수 있다”며 “가르치는 교사가 학생을 평가하고, 대학은 교사가 평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사정관은 “입학사정관이 학교교육을 통해 학력을 키운 학생들을 가려 뽑는다면 학교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며 “평가권과 선발권을 매개하는 것이 입학사정관”이라고 설명했다. 손 사정관은 또 “이를 위해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는 것도 입학사정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비교과 영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를 교과 영역으로 확대해야 학교교육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며 교과 영역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기 위해 학습자가 스스로 구상해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방청객 토론에서는 “입학사정관제로 뽑힌 저소득층 학생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장학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학생들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입학사정관제가 대학 생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정해야 한다”는 등의 지적도 나왔다.

남준석 기자 (veritas65@unn.net) | 입력 : 09-02-23 오후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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