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 수학은 서양 수학과 달리 학문으로 취급받지 못했다. 율령정치의 산술적 기초로 성립돼 플라톤의 아카데미 수학과는 다른 길을 걸어 왔다. 논증적인 학문이 아니라 ‘계산술’에 가까웠다. 한편으로는 역(歷)·역(曆)·역(易) 등 중국 고유의 전통적인 기본 사상의 매개체 역할을 해 왔다.
한국 수학 역시 동양 수학의 카테고리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중국 수학을 수용해 일본에 전달하는 일방통행의 중간지점에서 성장했다.
중국의 학문관에 따라 과학이 아닌 고전으로 여겨지고, 잡학으로 취급받는 서러움도 당했다. 그렇지만 수학 자체에 주목하는 여러 징후들은 역사 속에서 여러 차례 발견된다.
지난 1977년 나온 <한국 수학사>에 여러 내용을 추가한 증보판이 나왔다. 동양 수학의 큰 줄기부터 시작해 한국 수학의 배경과 한·중·일 수학계에서의 한국 수학의 위치를 분석했다. 삼국시대·통일신라시대의 수학과 천문학,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나아가 개화기까지의 수학의 발자취를 더듬는다.
조선시대 말기의 중인 수학자들이 접근한 유클리드 기하학과 삼각함수론·방정식론 등이 포함됐다. 조선시대 역산에 대한 내용도 새로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