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높은 취업률을 보이는 전문대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전문대학은 불만이 많다. 돌아오는 예산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본지는 전문대학의 ‘작은 살림’을 점검한다. 우수인력양성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2310억원), 전문대학생해외인턴십(51억 600만원), 교원산업체 연수(5억 1000만원)·직업교육교수학습개선사업(2억원) 등 주요 국고보조 사업의 현황과 쟁점사항을 3회에 걸쳐 싣는다. |
“우선 지원금 규모를 키우는 데에 염두를 둬야 한다. 작은 문제들은 올해 시행하면서 고쳐 나가겠다.”
승융배 전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전문대학지원과장이 지난해 5월 ‘우수인력양성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이하 교육역량강화사업)’ 설명회에서 했던 이야기다.
승 전 과장 말대로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은 대폭 늘었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1차 조정에서 1900억원까지 내려갔던 예산은 올해 2310억까지 늘었다. 2008년 교육역량강화사업이 500억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무려 1810억원이 늘은 셈이다.
그렇지만 전문대교협의 2009년도 세입·세출 예산서를 보면 그다지 변한 것은 없어 보인다. 특성화사업이 종료되면서 1613억 1800만원이 빠졌다. 혁신프로그램개발 55억원과 평가사업 3억원도 빠졌다. 빠진 사업들은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통합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포뮬러·블록펀딩 방식이다. 객관적·정량적 지표 6개를 공식으로 정해 선정하고(포뮬러), 지원된 예산은 총장에게 총액으로 교부한 후 대학이 입맛에 맞도록 사용하는 게 주된 골자다(블록펀딩). 그렇지만 사업 초기부터 “지표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취업률 객관적 추출 가능할까
포뮬러 공식 산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지표는 취업률이다. 그렇지만 현재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 유통·연계 시스템에는 한계가 있다. 취업률을 객관적으로 추출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취업률을 높이는 각종 편법이 난무할 우려도 크다. 대학 간 폭이 큰 계열별 취업률도 문제다. 간호전문대학의 정규직 취업률이 80%를 넘어가는 반면, 예술대학의 정규직 취업률은 30%가 채 안 되는 곳이 많다.
교과부 전문대학지원과 송선진 사무관은 이를 두고 “우선은 정보공시제의 데이터로 방향을 잡고, 내년부터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로 크로스체크 등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계열별 취업률 차이에 대해서는 “전체 취업률도 고려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학금 지표에서 학비 감면·내부 장학금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방전문대학의 경우 신입생 모집 당시 학비를 감면해 주면서 학생들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기금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지방의 소규모 전문대학은 점점 소외될 수밖에 없다.
운영방식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수혜를 받는 대학의 범위 역시 쟁점사항이다. 2310억원으로 사업규모가 늘어난 이상 해당대학을 늘려야 할지, 늘린다면 몇 개로 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지난 1월 대전에서 진행된 전문대학기획실장협의회에서 전문대학은 “수혜대학을 100여 개교로 확대해 달라”고 주장했다.
회장인 양한주 동양공업전문대학 기획처장은 “임원회의를 거쳐 가능하면 많은 대학이 수혜를 입는 게 좋지 않느냐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예산을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가능한 한 많은 대학이 혜택을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의견을 받아들여 올해 사업에서는 수혜대학을 90여 개교 정도로 늘릴 예정이다. 그렇지만 정부의 기조가 ‘선택과 집중’인 이상, 앞으로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원금 운영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점도 문제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용도를 결정하게 했지만, 현재로선 명확한 지침이 없어 마구잡이로 활용할 우려가 있다. 인프라 구축 등 대학이 해야 할 부분에 지원금이 들어갈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원금의 확충이다. 모든 전문대학이 현재 예산 2310억원을 좀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등교육 예산 전체를 놓고 비교해 볼 때 4년제 대학 학생들보다 전문대학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취업을 중요시 여기는 만큼, 전문대학의 취업률이 4년제 대학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은 감안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3월 내에 교과부는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 대상 대학을 발표한다. 그렇지만 논란이 되는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