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연구원 선정방식 바뀌나?
교과부 ‘공모 재검토’ … ‘정치적 배분 우려’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뇌연구원(가칭) 설립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유치기관 및 입지 선정방식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 공모에 의한 선정방식이 내부심사를 통한 지정으로 바뀔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정치적 배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위탁을 받아 뇌연구원 설립 계획을 마련 중인 한국과학재단의 ‘한국뇌연구원 설립추진기획단(단장 서유헌)’은 당초 지난해 9월까지 공청회를 열어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11월까지는 유치기관 공모·지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공청회가 계속 지연되면서 4일 현재까지도 사업공고는 나지 않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달 18일 사업공청회를 열기로 했다가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무부서인 교과부는 “사업이 지연되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혀 사업지연 이유에 대한 갖가치 추측을 유발하고 있다. 일부에선 “공모 없이 정부가 정치적으로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병희 교과부 융합기술팀장은 “유치기관 선정을 공모로 하겠다는 건 추진기획단의 의견일 뿐 정부계획은 아니다”며 “공모로 할지 내부심사로 결정할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해 내부지정의 여지도 있음을 시사했다. 서유헌 추진기획단장도 “지자체간 과열경쟁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선정방식을 재검토하게 됐다”고 말해 지정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2008년 뇌연구촉진 시행계획’에 따르면 유치기관 선정(공모)시 지자체·민간(연구소)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응모토록 하고 있어, 이미 몇몇 지자체와 대학 등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격적인 뇌연구원 유치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뇌연구원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의 유치경쟁 또한 치열하다. 대구경북연구원의 경제 분석에 따르면, 뇌연구원을 지역에 유치할 경우 향후 12년간 뇌과학 관련 1000억 원의 연구비 유입효과, 8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5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5000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뇌연구원 유치를 선언한 대구광역시 관계자는 “선정방식 보다는 평가기준이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우리가 협력기관들과 MOU를 체결한 건 대구가 뇌연구원의 최적지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므로 선정방식이 바뀐다고 문제될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정치적 고려에 의해 입지가 선정될까 우려하고 있다. 서유헌 단장은 “여러가지 국가사업들이 겹쳐 있어 고려사항들이 많다”며 “공모로 선정할지 내부심사를 통해 결정할지 여부는 첨단의료복합단지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입지 배분의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왕규창 서울대 뇌연구원 유치추진위원장은 “국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할 경우 학술적 고려 없는 정치적인 결정이 될까 걱정”이라며 “우리나라 뇌연구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잘 결정해 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대수 KAIST 뇌연구원 설립추진위원도 “뇌연구원은 특정 지역에 주는 게 아니라 한국 뇌연구 전체를 위한 것”이라며 “선정기준을 포함한 사업방향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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