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청년실업 극복 대책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대학생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불충분한 사업 준비기간, 현지 사정 이해 부족, 학생 안전 등을 이유로 사업보완을 촉구하는 대학측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은 대학들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대교협이 심사해 교과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 지원을 통해 해외 인턴십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로 2013년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올해 총 12억원을 지원하며 1·2차 자유공모와 지정공모 등 3회에 걸쳐 300명을 모집한다. 1차 자유공모로 선발된 62명은 지난 3월 말 출국한 상태다.
■ 한 달 안에 학생 선발까지 마쳐야 해=지난 1월 말 마감된 1차 자유공모는 지난 3월 말 출국에 맞추려 성급히 추진했다는 게 대학들의 평가다. 사업공고 후 한 달 동안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련, 서류 준비·학생 선발까지 마무리 짓는 게 무리였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건국대 관계자는 “한 달 만에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번 사업과 상관없이 대학 자체 교비로 보내려고 학생 선발까지 이미 마쳤던 대학들만 지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원래 해 오던 프로그램이 있어 지원할 수 있었다”며 “요구 자료도 많아 공고가 나간 후부터 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교과부가 발표한 글로벌 현장학습의 지정과제 모집공고도 마찬가지다. 이번 지정과제는 미래 신성장동력 분야와 연관된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며 모집 마감은 다음 달 18일까지다. 대학들은 이번에도 한 달 안에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준비는 물론 학생 선발까지 마쳐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과부도 당초 지정과제 참가 목표인원을 채우기 어렵다는 입장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 60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실 교과부도 반신반의하는 입장이다. 모자라는 인원은 2차 자유공모 때 한꺼번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가별 비자 요건 고려 안 하고 획일적 적용=현재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국가는 캐나다·호주·미국 등이다. 하지만 지난 1차 자유공모에 선정된 62명 중 캐나다로 간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이유는 국가별 비자 요건을 고려하지 않고 인턴 기간을 최소 4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획일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이민법에 따르면 인턴십으로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인턴십 기간과 어학연수 기간이 1대 1이어야 한다. 즉 캐나다에서 4개월간 인턴십에 참여하려면 어학연수 과정도 4개월 거쳐야 한다. 따라서 최소 4개월에서 최대 6개월이라는 기준에 맞추려면 어학연수 기간과 인턴십 기간을 합쳐 최소 8개월을 캐나다에서 체류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취지가 어학연수보다 인턴과정을 통한 현장 경험에 있어 (인턴 기간을) 4개월 이상으로 기준을 세웠다”며 “2차 자유공모 때는 캐나다의 이민법을 참작해 2+2(어학 2개월, 인턴 2개월) 등 융통성 있는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학생 안전은 뒷전?=대학생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은 현지에 파견된 학생들의 안전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현재 해외 기업·대학들과 학생 연계, 현지 학생 관리는 민간 업체들이 담당해 주고 있지만 업체들 대부분이 영세해 대학들이 신뢰할 수 있는 업체를 선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요즘 ‘대교협 사업을 따내보자’며 영세한 알선업체들로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연락이 오는데 성급히 추진하면 알선업체들만 배불리는 꼴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현재 ‘지원했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학생들의 안전과 체계적 관리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알선업체 대부분이 돈을 목적으로 접근하고 솔직히 믿을 만한 업체를 선별하기가 힘들다”며 “정부의 사업 취지는 좋은데 학생들을 관리해야 하는 대학 입장도 배려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교협 관계자는 “해외로 나간 학생들의 관리 책임은 전적으로 대학들에 있다”며 “제출된 서류를 심사할 때 학생 관리에 대한 계획을 철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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