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주차인데 10회 휴강 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은 없나요”, “교수님 오늘도 지각이십니다”, “마치 인터넷 강의를 억지로 듣는 듯한 기분”, “학생을 너무 바보 취급하신다”, “교수님 편애하지 마세요”, “교재로 산 교수님 책, 수업과는 상관없어요”
대학생들의 솔직한 강의평가 내용을 책자로 공개한 숭실대가 이번에는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강의법을 코칭하는 책자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숭실대는 최근 교무회의를 열어 ‘교수들을 위한 학생들의 수다(부제 : 솔직담백 대학강의실태)’의 일부 내용을 보강하고 디자인을 개선한 뒤 단행본으로 출간해 5월 중으로 서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책은 숭실대 재학생들이 ‘강의만족도 조사(강의평가)’에서 지적한 20만 건의 글을 분석·발췌했고, 숭실대 교양특성화대학 박삼열 교수가 교수들에게 전하는 제언과 ‘교수법 팁’으로 엮었다.
지난 2월 발행한 ‘기절초풍 대학강의실태’가 외부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자 지난 10일 개정판 600부를 찍은데 이어 최근 1600부를 추가 인쇄했으나, 요청자가 쇄도해 매진됐다. 책은 지금까지 전문대를 포함한 각 대학은 물론 초·중·고교 또는 학부모 등에 2000부 넘게 배포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해당 책에 대해 각 대학과 여러 기관에서 책자 보급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책을 요청할 경우 추가 제작해 실비로 보급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대학에 발송하기도 했다.
김종훈 숭실대 학사지원과장은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의 강의 질 향상에 필요하니 책을 보내달라고 하고, 모 기업에서는 인사교육과 업무향상, 품질 경영에 참고하기 위해 책을 요청하고있다”면서 “수백부씩 받은 일부 대학에서 발전기금을 보내와 1천만원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책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이유는 그동안 교수 강의평가 결과가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강의평가는 국내 대다수 대학이 시행하고 있지만 교수 업적평가에서 일부 반영될 뿐 학생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일부 대학에서는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교수들과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교수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부 교수들의 낮 뜨거운 교육 행태가 교수사회 전체를 매도한다거나, 강의평가 제도 자체가 ‘인기 투표’로 별진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숭실대가 제안하는 교수법 팁>■ 학생들이 수업에 몰입하지 못할 때 = 학생들을 수업에 몰입하게끔 만드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괄호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이 수업의 목표는 여러분을 교양인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교양인이 아니라 어떤 교양인일까요?”라고 질문하면서 수업 내용을 학생들이 스스로 맞추게끔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학생들은 ‘진화된 교양인’, ‘개화된 교양인’, ‘교화된 교양인’ 등 열심히 답을 궁리하면서 수업에 서서히 몰입하기 시작한다. 괄호의 몰입효과는 ‘~는 □다’라는 TV 모 프로그램에서도 이미 검증되었다. 또 괄호를 사용하면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효과가 나기도 한다.
■부득이 휴강해야 할 경우 = 휴강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부득이 휴강해야 한다면 사전에 공지하고 반드시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휴강 전에 설명해야하고, 다음 시간에 왜 휴강을 했는지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보강 날짜는 학생들과 협의를 해서 정해야 한다. 협의시에는 선택지를 분명하게 두는 것이 좋다. “현실적으로 보강을 할 수 있는 날짜는 A날과 B날이 있습니다. A날 하면 식사를 제대로 못하지만 일찍 갈 수 있고, B날 하면 식사는 할 수 있지만 집에 늦게 가게 됩니다. 어떤 날을 선택할 것입니까?” 이런 식으로 질문을 해보자. 학생들은 이렇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보강 시간이 일방적이라는 편견을 버릴 수 있게 된다.
■ 강의 계획을 변경해야 할 경우 = 강의 계획이 잘못 수립되는 대부분의 경우는 한 학기 학습 분량이 많아서이다. 이 때 학기 중이라도 분량을 줄인 강의계획서 수정본을 다시 나누어 주는 것이 좋다. S 교수는 ‘조금 더 심화된 학습을 위해서’, 또는 ‘학습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한 학기에 강의계획서를 ‘초본’, ‘수정본’, '최종본' 등으로 네 번 나누어 준 적이 있다고 한다. 이 때 학생의 학습 효과를 위해서 강의계획서 내용이 변경되었다는 점을 주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이 교수를 신뢰하지 않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S 교수의 경우, 학생들은 교수의 정성에 감동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