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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사회적기여 : 사회기여 뒷전 '돈벌이' 급급
입시장사 눈총...특수대학원·최고위과정도 돈벌이 논란
이명박 정부의 대학 자율화 정책이 시행된 지도 1년이 넘었다. 그동안 대학들은 '자율=대학경쟁력 강화=국가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자율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대학 자율화를 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특히 대학들이 입시전형료 챙기기 등 여전히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자율화가 오히려 대학들의 돈벌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학들이 자율화를 성공적으로 이뤄 가기 위해서는 돈벌이 추태에서 벗어나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들의 입시전형료 챙기기 등이 사회의 눈총을 사고 있다. 대학들 스스로 장사 오명에서 벗어나 사회 기여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입시원서를 쓰고 있는 수험생들. <한국대학신문 자료사진>

■입시철은 장사철(?)=얼마 전부터 대학가에는 '수시전형이 끝나면 건물 하나가 올라간다’는 말이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입시전형료가 10만원을 넘는 대학들이 적지 않고 최종 합격까지 계산할 때 수십만원에 이르는 입시전형료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본지가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전국 200여 개 대학의 ‘2008학년도 수시·정시 등의 신입학 및 편입학 전형수수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총 240여 개 모집학과와 전공에서 10만원 이상의 전형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보환 의원(한나라당)에 따르면 전국 147개 사립대의 경우 2008학년도 입시전형료 수입이 1447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4%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렇게 볼 때 대학들이 전형료로 입시 장사에 나선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송환웅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은 “우리 애가 지난해에 수시를 봤는데 5군데를 지원했고 총 비용이 40만원 들었다”면서 “면접 때 가서 보면 탈락시킨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서류에서 떨어지면 전형료 일부를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합격시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들의 입시전형료가 눈총을 사는 이유는 막대한 수익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입시전형료 산정근거가 분명하지 않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또한 대학들이 입시전형료 수익을 학교발전 차원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 눈총을 받기도 한다.

실제 서울 소재 한 사립대는 편입학 전형에서 얻은 4억원 이상의 수익을 교직원에게 입시수당 및 특별연구비 명목으로 지급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가 2007년 10개 대학의 전형료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대학은 오케스트라 티켓 구매, 총장배 테니스대회 개최 등에 전형료 수입금을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박보환 의원은 “대학마다 전형료가 몇 만원부터 시작해서 10만원이 넘어가는 등 들쑥날쑥한 것은 전형료 산정 기준이 명확하게 책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전형료가 턱없이 높게 책정되면서 매년 대학입시 전형료의 산정기준과 수입·지출내역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간판 팔아 이익 남긴다=직장인 이준호(가명·30세)씨는 이번 학기부터 서울 소재 한 언론대학원(특수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한 학기 등록금은 400만원 수준. 일반대학원에 비해 등록금이 비싼 편은 아니지만 이씨의 생각은 다르다.

이씨는 “일반대학원 학생들의 경우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도 많고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등 등록금에 대한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그러나 특수대학원은 야간이기 때문에 학교에 있는 시간도 적어 충분한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등록금이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의 돈벌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바로 특수대학원이다. 특수대학원은 전문분야 인재양성이나 전문인력의 재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원으로 대부분 야간에 진행된다. 특수대학원은 경영대학원·언론대학원에서부터 부동산대학원·공공정책대학원·사회복지대학원·테솔대학원 등 다양하다.

하지만 특수대학원이 명목만 내세우면서 비싼 등록금을 바탕으로 대학들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서울 주요 대학  특수대학원의 학기당 등록금을 조사한 결과 400만원 이하인 대학원들도 있었지만 건국대 사회과학대학원(670만원 수준), 고려대 경영대학원(600만원 수준), 연세대 공학대학원(610만원 수준), 이화여대 실용음악대학원(600만원 수준) 등 600만원을 넘는 대학원들도 있었다.

한 대학 명예교수는 “많은 대학들이 특수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제대로 공부하게 하고 그 내용에 따라 학위를 주는지 의심스럽다”면서 “많은 경우 학생들에게는 사교장이고 학교로서는 돈벌이 수단”이라고 말했다.

특수대학원과 함께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개설하고 있는 최고위과정도 대학들의 돈벌이 수단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고위과정의 등록금은 기간에 따라 적게는 300만원대에서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이다. 고려대 경영대학원 AMP최고위과정(6개월·1300만원)의 경우 1000만원이 넘는다.

최고위과정은 정식 학위가 아닌 수료증이 주어지는 과정이다. 그러나 대학들은 수료증 외에 동문회 가입이라는 미끼를 던지며 학벌 세탁을 유혹한다. 이와 관련, 영화감독 심형래씨 등은 6개월 과정의 최고위과정을 수료했지만 해당 대학원 출신으로 인물정보가 기재됐다가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파문 당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최고위과정이 유력 인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도 좋은 미끼다. 대학들은 최고위과정에 골프모임·해외여행 등을 포함시키며 일종의 ‘고급 사교클럽’을 부추기고 있다. 이렇다 보니 최고위과정을 통해 학벌과 출세를 잡으려는 사람들의 수요는 점점 더 늘고 있고 대학들은 최고위과정이라는 상품을 팔면서 이익을 챙기고 있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최고위과정이라는 것은 대학과 개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운영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학은 최고위과정의 높은 등록금으로 재정문제를 타결하고 최고위과정 수강생들은 해당 대학의 네트워크(동문회)와 경력·약력을 활용해 학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사의 전당’ 오명 벗어나야=서울 소재 한 유명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전형료는 좀 더 올릴 필요가 있다. 전형료로 남는 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과연 이 말을 달갑게 들을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대학들의 입시전형료 수익 규모가 막대하고 입시전형료가 10만원을 넘기는 상황에서, 더군다나 대학들이 입시전형료 수익을 나눠 먹기 식으로 챙기기도 하는 상황에서 전형료 불만을 늘어 놓는 것은 사회의 반감을 부추길 뿐이다.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은 “입학원서 원가는 매우 저렴하다. 입학원서대를 가지고 대학이 이해득실, 눈앞의 이익에 얽매여 있는 한 국민 정서만 탓할 수는 없다”면서 “국민이 이해 못한다고 원망할 게 아니라 대학이 도덕적으로 존경과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수대학원과 최고위과정 역시 돈벌이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성의 전당인 대학의 명색에 맞게 양질의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최고위과정의 경우 ‘고급 사교클럽’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이기 때문에 대학들의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김한기 국장은 “수강생들이 충실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대학이 (최고위과정을) 운영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단순하게 등록금만 받고 수료증을 주는 식으로 운영돼 왔지만 앞으로는 최고위과정 이수 규정과 커리큘럼 등 학사제도를 엄격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기여 강화도 고민=대학이 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고민해야 할 또 한 가지는 사회 기여도 강화다. 물론 대학들은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지만 사회에서 인정할 만한 수준이 못 되는 것은 사실이다. 대학이 돈벌이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율을 외칠 때마다 사회의 시선이 부정적인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학은 산학협력은 물론 멘토링·지역사회 봉사 등 다양하고 유익한 방안을 모색, 적극적으로 사회 기여에 나서야 한다.   

<정성민·김형·이정혁 기자 news@unn.net>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9-05-01 오후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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