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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캠퍼스 에티켓 회복을
김인섭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대학마다 클린 캠퍼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 비해 대학들은 괄목한 만한 수준으로 캠퍼스 환경이 개선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대자보나 플래카드 대신 LMB(LCD Media Board) 등을 활용해 캠퍼스를 깔끔하게 만든 대학이 늘고 있다. 이 운동에는 <한국대학신문>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종이로 뒤범벅되고 천으로 늘어뜨려진 캠퍼스는 일견 활력 있어 보이지만, 매일 접하다 보면 답답함을 느끼게 되고 중압감마저 받게 된다. 전자매체로 대자보나 플래카드의 상당부분을 대체한 결과, 보다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캠퍼스의 아름다운 건물이나 자연들이 제 모습을 되찾게 됐다. 캠퍼스는 건물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 아름다운 조화를 연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클린 캠퍼스는 궁극적으로 대학생활을 쾌적하게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학생과 교수들은 깨끗한 정신과 맑은 마음으로 학업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고, 직원들도 상쾌한 마음으로 근무에 매진할 수 있게 해 준다. 물리적 환경의 개선은 쾌적한 대학생활을 만드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쾌적한 환경은 깨끗한 정신, 맑고 상쾌한 마음을 유발시킬 수는 있지만 마음과 정신을 지속적으로 유쾌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쾌적해야 한다. 그러자면 서로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배려하는 에티켓이 제대로 발휘돼야 한다.

요즘 캠퍼스 풍경은 어떤가? 특히 신세대 대학생들의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짙은 화장, 아슬아슬한 옷차림, 귀를 쪼는 듯한 신발 뒷굽소리, 수업시간 중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강의실 음식물 반입, 강의 시작 전후 엘리베이터 쟁탈전, 캠퍼스 곳곳의 풍물패 소음, 시끌벅적한 야간 음주, 은밀한 곳에서의 애정행각 등등. 실내외를 불문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출하는 학생들의 민망스러운 행태들은 결코 쾌적하지 않다. 에티켓은 상식이며, 자율적으로 실천돼야 할 덕목이다. 발랄하고 자유롭기 그지없는 신세대 대학생들의 이면에 있는 그늘들이 캠퍼스에 너무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상식 수준의 에티켓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중심적 생각과 앞선 행동 때문이다. 교수나 직원들은 에티켓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연구와 강의만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했노라고 당당하게 생각하는 교수들도 적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충실했으므로 떳떳하다고 여기는 직원들도 흔히 볼 수 있다. 대학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생활하는 미덕을 적극적으로 발휘했는지 따져 본다면, 그때도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교수와 직원이 학생들을 헌신적으로 대할 때, 직원과 학생들이 교수의 권위를 드높여 주었을 때, 교수와 학생들이 직원들을 진심으로 존중해 주었을 때 에티켓은 저절로 배어 나와 대학을 쾌적하게 만들 것이다.

에티켓이 구성원 간의 외면적 삶에 윤활유 역할을 해 사람들 사이의 쾌적한 관계를 형성해 준다면, 마음의 소통은 구성원 간의 깨끗한 정신, 맑고 상쾌한 마음을 누리게 해 준다. 교수는 학생들을 자애로운 표정으로 만나고, 학생들은 예의를 갖춰 존경하는 태도로 교수를 대하는 것은 대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교수와 직원 사이에서도 비슷한 광경은 연출되고, 직원과 학생 사이에서도 낯설지 않게 목도할 수 있다. 이런 표정과 태도가 우리의 마음을 쾌적하게 만들었는지 반문해 본다면 반드시 그렇지 않은 게 솔직한 현실이다. 진정한 마음의 소통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음의 소통은 인간사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면서도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자산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직원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며, 학생들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방적인 생각인 경우가 적지 않다. 강의실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지적 욕구를 교감하고, 연구실에서 마음 깊은 고민을 함께하고, 캠퍼스에서 밝은 얼굴로 진정한 마음을 나눌 때 우리의 정신은 한없이 맑아지고 상쾌해진다. 진정한 ‘클린 캠퍼스’는 이러한 마음들이 캠퍼스에 녹아들어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쇄신시켜 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05-18 오전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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