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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부 인덕대학 교수, 중국활동 5년에 '신뢰' 쌓인 결과
베이징교통대 한국담당 입학사정관 위촉
한국의 비정규직 입학사정관 양산 유감
“입학사정관으로 위촉되니 강남의 대형 유학원에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추천만 해 주면 수천만원씩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이건 신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 명도 안 보낼 수 있다고 베이징교통대에 이야기했습니다.”

2010학년도 대입을 앞두고 입학사정관제 열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조금 특별한 입학사정관을 만났다. 김종부 인덕대학 정보메카트로닉스과 교수는 올해 1월 베이징교통대의 ‘내셔널 파일럿 소프트웨어스쿨’의 유일한 한국담당 입학사정관으로 위촉됐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인 입학생을 선발해 베이징교통대에 보낸다. 베이징교통대는 중국 내에서도 상위 랭킹에 속하는 대학으로, 중국 211공정에 따라 지정한 거점대학 37곳 중 하나다.

“중국의 고등교육기관은 대학부터 직업학교까지 모두 10만 개나 됩니다. 이들을 모두 평가해 베이징대·칭화대 등 37개 대학을 선별해 거점대학을 지정했습니다. 이 대학들이 대학 내에 하나씩 만든 게 ‘내셔널 파일럿 소프트웨어 스쿨’입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물론, 교육부의 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학사 운영도 가능하죠. 다른 대학과 달리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뽑을 수도 있고요. 대부분 100% 영어수업을 하고 있고, 졸업 후에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으로 진출합니다. 중국의 아이비리그라고 보시면 됩니다.”

수준이 높은 만큼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렇지만 김 교수가 뽑은 한국 학생들은 무시험으로 입학과 편입이 가능하다. 김 교수가 보낼 수 있는 최대 인원은 고교 졸업생 30명과 대학 재학생 30명 등 총 60명이다. 베이징교통대의 수준과 김 교수가 선발할 수 있는 인원을 고려할 때, 그야말로 막강한 ‘권력’을 쥐게 된 셈이다. 중국 내 유일한 한국인 입학사정관,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선발됐을까.

“2005년 홍콩 IT전시회에 제가 직접 개발한 로봇과 시뮬레이터를 가지고 나갔습니다. 그때 중국지질대의 왕 원장을 만난 게 계기였죠. 이후 초청받아 교육과정을 발표하고 석좌교수 자격을 부여받았습니다. 방학 때 대학원 지도도 하고, 인덕대학과 교류도 이어가면서 중국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인연은 중국의 다른 대학들과도 이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의 경우 여름 동안 8대 도시를 돌며 특강을 했고, 각 대학에서 김 교수에게 러브콜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베이징교통대의 경우 루웨이 원장이 그를 입학사정관으로 적극 추천하면서 이번 일이 성사됐다.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5년의 기간은 저에 대한 나름의 검증기간이었다고 봅니다. 일종의 다면평가라고 해야 할까요. 그러면서 저에 대해 신뢰하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유명 4년제 대학에서도 중국의 입학사정관이 되기 위해 노력한 교수들이 많았는데, 그분들과 저의 차이는 이런 데에 있다고 생각해요.”

우여곡절 끝에 입학사정관이 됐으니 어깨도 무겁다. 그래서 정말 우수한 학생들만 뽑을 생각이다. 특별히 광고를 하지도 않았고, 4년제 대학과 몇몇 전문대학에만 알려 추천받은 원서 중 20여 건을 추렸다. 이달 말부터 면접을 시작할 예정이다. 심사숙고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사정 과정도 조금 다르다.

“아침 8시부터 점심·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하루 종일 함께 있어 볼까 합니다. 무엇보다 학생의 아이디어를 가장 우선시할 거예요.”

입학사정관으로서 김 교수의 임기는 오는 2011년까지다. 무거운 짐을 진 그는 중국 대학의 한국담당 입학사정관의 표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에서 최근 한국에 몰아치는 입학사정관제를 보니, 남다른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 입학사정관이 재정지원과 연결된 것을 보니 신뢰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입학사정관을 비정규직으로 뽑는 대학도 있는데 그럴 경우 책임감이 떨어지게 마련이죠. 정부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학은 입학사정관들의 어깨가 무거운 만큼 좀 더 좋은 대우를 해 줬으면 좋겠고요.”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9-05-15 오후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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