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심각한 지점에 다다랐다는 건 재론의 여지가 없다. 등록금을 대출해 주기는 하지만 여기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지난해 사립대 738만원, 국공립대 416만 9000원이다. 대학등록금 외에 대학 교육에 부가적으로 소요되는 식비, 교통비 같은 비용을 더하면 대학 교육을 받기 위한 연평균 비용이 1000만원에 이른다.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이 평균 7학기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졸업과 동시에 약 3500만원에 달하는 채무를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국가에서 채무면제 및 감액을 해 주지 않는다면 사회생활을 시작해 경제적 독립인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둘째,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에 대한 경제적 사고는 대출이 아니라 장학금과 대출의 중간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체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어 국가에서 채무면제를 해 줄 것이라는 도덕적 해이 현상도 일부 인지되고 있다.
셋째, 학자금 대출에 대한 사후관리 교육이 미흡하다.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의 가장 큰 장점인 대출의 용이성과 신속성은 역설적으로 대출에 대한 채무의 중압감을 완화시키는 부정적 효과 또한 나타나고 있다. 채무는 채무로서 인식하고 거치기간 중에는 이자가 연체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가 필요함에도 연체자가 양산되는 현상이 그 방증이라고 본다.
넷째, 대출 연체에 따른 금융상 불이익에 대해 채무자를 부모님으로 이해하고 있어서 연체의 경제적 불이익에 둔감하다. 교육수혜자가 학생이기 때문에 주채무자가 학생이라는 도식은 우리 교육 현실에 부합되지 않는다. 고교졸업자의 83%가 진학하는 현실을 비추어볼 때 교육수혜자가 누구인가라는 교육철학적 접근에 앞서 현실적으로 교육부담자가 학부모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주채무자를 학부모로 확정해야 가난의 대물림이 차단될 것이다. 한국장학재단 설립을 통해 대출이율 인하라는 단기적 대책만을 고집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학생들의 채무액 자체를 축소하는 적극적이고 거시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자금 대출에 따른 과중채무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 은행, 대학당국이 상호 협조해 시급히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 올해 신설된 국가근로장학제도의 원용을 제언하고 싶다. 예산 825억원의 국가근로장학금은 교내 근로의 경우 시급 6500원, 교외근로의 경우 시급 9000원을 지급하며, 학기 중 20시간, 방학 중 40시간을 일하게 된다. 교내 근로의 경우 도서관 등을 제외한 행정부서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국가근로장학제도는 전공연계 근로를 통해 취업과 연계시키고자 하는 목적도 있는데 이 발상은 일반 대학 현실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국가근로장학제도의 목표를 가계곤란장학생을 지원한다는 당초 목표를 지향해 행정부서 근로 제한을 풀면 자기 스스로 일해 학자금을 마련다는 좋은 제도로 발전할 수 있다. 덧붙여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이 국가 근로를 하는 경우 월급의 50%를 이자와 원금상환을 하도록 규정한다면 학자금 대출로 인한 과중채무자 양산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제도가 될 것이다.
한신대는 학자금 대출에 따른 과중채무자 학생에 대해 국가근로장학제도을 기반으로 한 신용회복프로그램을 운영,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