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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U 외국 교수 '왜 한국행 무산됐나'
급여· 연구시설 등 조건 안맞아...소속 대학 미승인· 기술 유출 우려도 이유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지원 사업에 선정된 대학 중 6곳이 당초 약속한 외국 학자 유치에 실패해 제재를 받게 돼면서 외국 학자들이 어떤 이유로 한국행을 포기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WCU 해외 학자 영입에 실패한 대학은 고려대가 3명으로 가장 많았고, 성균관대 2명, 경희대·경상대·서울대·인하대 각 1명으로 6개 대학에 모두 9명이었다. 경상대와 인하대의 경우 사업이 철회됐고, 나머지 대학들은 사업예산 삭감과 해당 교수 영입 비용 전액을 대학이 부담토록하는 제재를 받게 됐다.

이들 해외 교수들의 한국행이 무산된 이유는 제각기 달랐다.

서울대는 멀티스케일융합팀에 오기로 했던 미국 텍사스대(오스틴) 로드니 루오프 교수가 급여와 연구시설 등에서 당초 가계약때보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해 임용이 결렬됐다.

서울대는 루오프 교수에게 과학재단이 줄 수 있는 최고 금액(연봉 3억원)에 환차손을 고려해 환율이 달러 당 1300원일 경우 1.3배를 추가해주기로 했지만, 루오프 교수는 여기에 1.5배를 더 요구했다.

루오프 교수 영입을 진행했던 조맹효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가계약때보다 터무니 없는 금액을 요구했다”면서 “특히 루오프 교수가 개인 사업을 하는데 인터넷과 전화 같은 연구실 시설에 추가 사항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카를로 루비아 박사(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를 에너지과학팀에 초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루비아 박사가 “실험장비를 국가가 마련해주고 보증해줘야 오겠다”는 요구를 해 현실적으로 받아주기 어려워 결국 계약이 취소됐다.

고려대가 초청하려 했던 토마소 포지오 교수(미국 MIT)는 여러 번에 걸친 종양 제거 수술로 건강이 나빠진 이유때문이고, 경희대 합류 예정이던 제리 골드스타인 박사(사우스웨스트 리서치 연구소)는 국방관련 기술 유출이 발목을 잡았다.

경희대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골드스타인 박사가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다”면서 “처음에는 골드스타인 박사 소속 연구소에서 허락했지만, 연구소 법률팀이 국방관련 분야라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인하대와 경상대는 해외 학자 영입에 실패함에 따라 사업단 선정이 아예 철회됐다. 인하대 관계자는 “해당 교수를 밝힐 수 없다”면서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소속 대학측이 승인하지 않은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경상대의 경우는 J.D. 키슬링(미국 버클리대) 석좌교수와 3년간 매해 2개월씩 체류하는 조건으로 가계약을 맺었지만, 키슬링 교수가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 부소장에 임명되면서 한국행이 물거품됐다.

이 대학 관계자는 “대규모 국립연구소 부소장이 되면 해외 체류에 제한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키슬링 교수가 1년에 2개월 체류는 힘들고 2주 정도만 가능하다고 했으나 교과부 문의결과 2주 체류는 승인할 수 없다고 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한용수·민현희·남준석·이정혁기자>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9-05-25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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