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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서거..학계 "역사의 후퇴" (종합)
진보.보수학계 '충격적' 한목소리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서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진보학계도 보수학계도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

보수학계를 대변하는 박효종 서울대(국민윤리) 교수는 "너무 충격적이다. 참담하다"라며 "노 대통령이 한국 정치에 이바지한 부분이 있는데, 그러한 사실을 제대로 평가받기도 전에 그와 같은 비극적인 결정을 했다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도 이번 비극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퇴임 후 전직 대통령이 직면하는 비극은 다른 대통령에게도 공통적인 일이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온 국민이 충격과 비탄에 휩싸여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일단 차분하게 전임 대통령의 죽음을 다시 한 번 우리 사회가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역시 보수적 성향의 김일영 성균관대(정외) 교수는 "너무 안타깝다. 죽음 자체가 슬픈일"이라며 "3김정치 패러다임이 끝나고 나서 태생한 게 노무현 정부인데, 결국 이러한 비극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본인은 3김 정치의 유산, 이를테면 지역주의, 가신정치 등을 청산하려고 애를 썼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영남지역에 진보의 뿌리를 내리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부산 출신의 측근들을 데리고 정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진보적 성향의 김호기 연세대(사회학) 교수는 "이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면서 "이게 너무 충격적이다. 이 말밖에 코멘트를 할 수 없다. 평소에 알고 계셨던 분이기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진보 성향의 학자인 임현진 서울대(사회학) 교수도 "너무 안타깝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또 한 번 불행이 닥쳤다. 소수자로 출범한 노무현 정부가 새로운 구상을 하고 출범했으나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한 채 결국 비극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대통령이 받은 액수에 비하면 적은 것은 분명한데, 자신이 평소 이야기했던 도덕성에 비춰 아마 검찰의 압박을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검찰이 너무 압박을 가한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도 성향의 윤평중 한신대(철학) 교수도 "답답한 일이다. 가까운 미래에 나라가 아주 시끄러워질 것이다. 향후 정국과 맞물려 엄청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한국 정치 풍토의 구조적 책임"이라며 "검찰의 수사는 전직 대통령을 망신주는 방향으로 기획 수사됐고, 살아있는 권력은 120%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 이는 역사의 후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이나 보수 언론 모두 노 전 대통령을 모두 코너로 몰았다. '부패'가 만연한 한국정치의 구조적 측면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받은 액수는 절대적으로 큰 수는 아닌데..."라며 "설사 그렇더라도 나라를 생각한다면 노 전 대통령이 이 모든 부끄러움을 견뎠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살아있는 권력이 죽은 권력을 망신주는 정치적 보복의 악순환은 단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로학자인 김우창 고려대(영문) 명예교수는 "조의를 표하는 모임을 하는 것은 좋지만, 이번 비극이 사회혼란이나 폭동으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며 "유족도 가슴 아프고 국가 전체가 가슴 아픈 사건인 만큼 조심스럽게 이번 일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뵐 기회가 몇몇 있었는데 매우 순수하고 인간적이었다고 생각했다. 순수하기에 좋은 대통령이셨고, 실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공직자는 그러한 인간적인 측면보다는 실수를 했느냐 안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태진 서울대(국사) 명예교수는 "너무 충격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고, 또 도덕과 청렴이 그의 정치적 생명이었다"며 "이번 뇌물 수수 사건은 액수의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청렴성에 먹칠을 했다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받은 정신적 타격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입력 : 09-05-23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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