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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신설, 여전히 '빨간불'
의사협회 정원 증원 불가 입장에 대학들 '난색'
부실 의대 인수·수련병원 지정 등 대안도 고심
최근 대학들의 약대 신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학들의 의대 설립 경쟁도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정원 증원이 예상되는 약대와는 달리 의대의 경우 의사협회의 강한 반발로 정원 증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대학들의 의대 신설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정원 증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 대학들은 대안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의대 신설 경쟁도 치열=현재 의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대학은 목포대·인천대·한국국제대 등이다. 또한 전문대인 선린대학은 4년제 전환 후 의대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의대 신설을 통해 학교 위상제고와 우수 신입생 유치 효과는 물론 일자리 창출·지역 의료서비스 발전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목포대는 지난해 12월 의대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홍보·기금 모금 등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대는 2억원의 예산을 투입, ‘의대 설립 및 발전계획 수립용역’을 오는 8월까지 마무리 짓고 9월 중 교육과학기술부에 의대 설립신청서를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국제대 역시 의대 및 약대 신설을 위해 대규모 발전기금을 유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원문제, 여전히 ‘걸림돌’=하지만 의대 정원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대학들의 의대 신설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현행 규정상 의대 역시 약대와 마찬가지로 복지부에서 총 정원을 늘려 줘야 신설이 가능하다. 물론 총 정원을 늘리지 않고 의대 신설 대학에 기존 의대 정원을 조금씩 할당해 주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결국 대학들이 의대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의대 총 정원에 관여하고 있는 의사협회가 증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의대 정원 문제는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현재 의대 총 정원은 복지부와 의사협회의 합의에 따라 3600명 수준이다.

의사협회가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는 현재의 정원으로도 포화상태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인천광역시의사회는 지난 3일 “2007년 OECD 보건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1985년 0.6명에서 2005년 1.6명으로 166.7%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OECD회원국 평균 증가율은 47.6%에 불과했다”면서 “총 병상 수도 2008년 OECD 발표에 의하면 인구 1000명당 8.5개로 OECD 평균 5.9개보다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학들의 입장은 다르다. 대학들은 의대가 없는 지역의 경우 지역 의료환경은 물론 교육발전 차원에서 의대가 필요하고 의대 정원은 의사협회의 주장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국민적으로 합의된 의대 총 정원은 없고 (현재 총 정원은) 의사협회의 주장”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의료산업이 차지하는 몫이 크기 때문에 의료산업이라는 폭넓은 시야에서 본다면 전향적으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을 두고 의사협회와 대학 간 입장차가 뚜렷해, 복지부도 의대 정원 문제는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는 (의대 정원 증원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우리 쪽에서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증원 불가, 대안 마련도 고심=의대 정원 증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대안 마련에 나선 대학도 있어 주목된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국제대다. 한국국제대는 기존 의대로부터 정원을 할당받거나 부실 의대를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한국국제대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병원의 병상 수준을 400병상에서 1200병상으로 확충할 경우 수련병원(복지부 장관의 지정을 받아 전공의를 수련시키는 의료기관)으로 지정되는 복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한국국제대 법인인 강인학원의 하충식 이사장은 “총 정원을 건드리지 않는 상황에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수련병원이 되면 의대 하나를 신설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약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 복지부는 지난달 28일 대한약사회·대한병원약사회·전국약대협회·한국제약협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약대 증원 간담회’를 가졌지만 증원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복지부는 각 단체의 의견을 받아 8일 2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9-06-05 오후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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