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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대학평가의 다섯 가지 문제점
김형준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전 서울대 기획실장)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개인이나 기관을 불문하고 별로 달갑지 않다. 특히 한국에서는 고고한 학문을 하는 상아탑이 평가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 대학들 모두가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대학들이 평가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평가기관별로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QS평가는 학자들의 동료평가(peer review) 비중이 40%인 반면에 상하이 짜이퉁대학의 평가는 특히 노벨상이나 필드 메달 수상 졸업생이나 교수가 있으면 높은 점수를 받게 되어 있다. Newsweek지의 평가는 외국 학생이나 외국 교수의 수가 적다면 낙제점을 받는다. 노벨상 수상자가 없거나 외국인 수가 적은 한국으로서는 100위 안에 들어갈 대학이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달 발표된 조선일보와 QS사의 아시아 대학 평가는 기본적으로 QS사의 세계 대학의 평가 기준을 그대로 따랐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평가 기준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QS평가와 다른 결과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은 졸업생 평가를 아시아대학 졸업생을 채용해 본 경험이 있는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했기 때문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평가 제도에는 다음의 다섯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구도 완전한 평가 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사소한 문제점처럼 보이지만 개선하여 최소한 많은 피 평가기관인 대학이 인정할 수 있는 평가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는 학계에 있거나 일반인들이 그 순위에 대해 수긍하는가 하는 점이다. 중국에 사는 학부모가 홍콩대의 순위가 베이징대보다 높다고 하여 자기 자식을 홍콩대에 보낼건가 하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현재 평가에 포함된 평가항목과 가중치가 일반인의 의식과 좀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 따라서 평가 기관 뿐만 아니라 평가결과를 보도하는 언론에서도 평가의 목적과 그 응용처에 대해서 분명히 밝혀두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는 평가 대학의 규모가 서로 다른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잣대로 평가함으로써 불합리한 평가가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 평가의 국제화 지수란 항목의 상위10개 대학을 모두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학이 차지했다. 이 나라들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들이다. 자국의 언어를 가진 일본, 중국, 한국의 대학은 하나도 포함이 되어 있지 못하다. 결국 영어로 가르치는 대학의 국제화 지수가 높은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자국의 언어를 포기하고 영어로만 강의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도 아니고 꼭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셋째는 교원당 논문수 항목을 보게 되면 상위 10개 대학중 6개의 대학이 KAIST와 같은 과학기술 특화 대학이고 일반 대학 중에서도 산둥대, 싱가포르국립대 등은 그 규모가 그렇게 크지 못하다, 따라서 소규모의 과학기술의 전문대학이나 일반 대학이라 할지라도 그 규모가 작은 대학과 그 학생수가 3만명이 넘고, 예체능을 다 포함하고 있는 대학들을 같이 비교하게 되면 교원당 논문수 항목에서는 늘 소규모 대학이 우수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모순을 없애자면 학교 규모에 따라 그룹을 만들던지 과학기술대학만 따로 떼어서 순위를 매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넷째로 전체 점수가 100점인 데 소숫점 한자리의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것은 오차범위를 고려하지 않은 평가로 보인다. 가령 칭화대와 포스텍이 각각 86.3과 86.2의 점수를 얻었는 데, 그 순위는 15등과 17등이다. 이게 과연 의미있는 순위인지를 평가기관에서는 고민을 했어야 한다.

다섯째는 평가를 통하여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다. QS평가(국제적 평가와 아시아권 평가)를 해석하기 위해선 QS가 어떤 기관인지를 알아야한다. 영국의 QS는 공적인 평가기관이 아니며, 해외 대학원 특히 MBA과정에 가려는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는 기업임을 감안해야 한다. 이는 그 대학의 정확한 교육과 연구역량을 평가하였다고 보기보다는 외국 학생이 유학을 가서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는 점이 더 많이 고려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학 평가 결과는 평가기관이나 평가 대상이 처한 여러 가지 환경에 따라 다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단순히 사설기관에서 시행하는 순위 평가에 국민이나 대학 모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학은 어떤 인재를 육성 할 것인가를 국가적으로 정하고 그에 맞게 교육지표의 개선을 추진하면 된다. 대학의 인재 육성 방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고 정책과 예산이 뒤따른다면 한국의 대학도 세계 상위 10대 대학에 못 들어갈 게 없다. 대학은 평가의 결과를 통하여 현재 대학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그 부분을 메우는 노력을 한다면 대학 평가는 긍정적으로 활용되리라 본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06-08 오전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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