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수준에서 연구 개발을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한 한국연구재단의 출범은, 지난 30년간 정부가 지속적으로 주창한 ‘과학입국’의 캐치 프레이스로부터 이미 예견된 바이며, 이는 우리나라의 연구 개발 수준이나 규모가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우리보다 한 세대 먼저 연구 개발에 국가적 투자를 진행한 국가의 사례를 통해 보건데, 단위 업무 부서나 특정 임무를 수행하고자 하는 기관이 세부 목표를 달성하려 추진한 초기의 대형 사업들이 분산적으로 운영되는 과정 중에 벌어지는 중복성을 관리하기 위해서, 국가과학재단 또는 국가연구개발재단 등의 기관 설립은 필연적인 것이다.
연구 과제의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함에 따라, 이에 걸맞은 관리와 운영이 필요하며, 지난 세대 동안 유럽, 일본 및 미국이 보여 온 좋은 과거 사례를 기준으로,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예산의 기획 및 인력 구조도 다시 한번 점검하기 바란다.
새로 출범하는 통합재단은 이미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과학 기술 간의 융합을 국가 수준에서 진흥할 뿐더러, 새 시대의 화두인 인문사회 및 자원과학 기술의 통섭과 통합을 지원함으로서, 끊임없이 하이브리드 연구 우성인자를 발굴해야한다. 지난 세대의 발전이 다양한 학문적 영역에서 각각의 장점을 먼저 보는 분산적인 방향을 지향하였다면, 다음 세대의 발전은 통합적 방향을 일관성 있게 조화 시켜 연구의 신 영역을 발굴하려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또한 연구가 그 자체로서의 목적이기도 하지만 교육이나 산업 기여와 분리된 것이 아님을 인식할 수 있도록, 재단의 관리에서 교육 및 산업화 관련 외부 기능과의 협력 채널도 항시 열려 있어야한다.
통합과 관련된 많은 시각은 관리의 규모가 늘어나는 것에 걸맞은 운영의 조직화가 반영되는지의 의문을 포함한다. 관리 규모의 거대화에 따라 행정적인 단계가 위계적으로 세분화되지만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절차가 간편해지면서도 연구자들의 활동에는 장애가 없도록 관리함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재단의 내부적인 운용의 효율성들을 검토하는 전문 법제 부서 설치의 별도 고려가 필요하다.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종래의 연구 관리 기능에서 사업의 선정 평가가 주요 기능이었다면, 이제는 통합 연구 영역의 사업 발굴 및 투자 대비 타당성 조사를 국가 수준에서 추진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의 연계성 및 정부와의 업무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기능이 보강되어야한다. 사업 선정이 재단 업무의 주요 마무리가 아니라, 사업 종료 이후 까지 필요한 지속적인 사업 관리를 하기 위한 시작임을 전제로, 시니어 인력 활용과 다면 평가 워크샵 등을 통해 실명으로 과제를 보완하는 평가 관리 등 평가의 다양화가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재단 설립 준비 계획에 따르면, 지속적 사업관리와 평가 객관화를 위해 100여명의 전문가들을 분야별로 파견 받아 사업관리의 책임자(PM)로 운영하게 된다. 이와 함께, PM의 숫자와 비슷한 단기고용 평가전문가를 내부 인력으로 확보하고, PM별 5~10명의 전임직 평가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미국과학재단식 인력 구조 방식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세대가 곧 오게 된다. 그때 우리나라의 연구와 연구 관리 방식을 배우고자 하는 많은 후발 국가들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연구 활동 지원 행정, 기획 및 관리에서 효율적인 기관으로의 국제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첫 걸음을 잘 띄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