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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 교수의 권위와 교육의 질
박삼열 숭실대 교양특성화대학 교수
지금까지 학생들이 작성한 강의 평가에 대해 교수들은 애써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교수에게는 ‘감히 학생이 교수를 평가하다니’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의 평가가 처음 이루어졌을 때 대다수의 교수들이 많이 반발했었다. 교수의 권위가 무너진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심지어 일본의 어느 노교수는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받지 않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교육의 일 주체인 학생들의 요구에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야 교육의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교수의 권위가 아니라 교육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학생의 입장을 이해할 때이다.

교수의 입장이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 강의 평가를 생각해 보자. 각 항목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와 의견은 한 학기동안 느꼈던 고민과 불만, 감동 등이 어우러져 있다. 학생들은 강의 평가를 할 때 ‘수업 개선’과 ‘교육의 질 향상’을 기대한다. 다시 말해 학생들은 교수들이 자신들의 평가에 대해 적절한 해석을 내리고, 이를 근거로 앞으로 어떻게 수업을 운영할 것인지 고민하리라 기대한다. 또한 잦은 휴강 등 무성의한 수업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서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강의 평가 점수가 낮아도 수업 방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거나 아예 개선조차 생각하지 않는 일부 교수들이 있다. 오히려 학생이 어떻게 평가하든 자기 수업방식을 고수해 나간다. 학생들이 제멋대로 하는 평가로 인해 수업 방식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학생들의 강의 평가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 학생들의 강의평가 신뢰도는 90~94%이고, 수업 중에 교수의 내면의 흔들림까지 눈치 챌 정도로 학생들은 교수의 강의를 잘 파악한다. 그래서 강의 평가에 대해 거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때, 학생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수업이 너무 무성의한데, 학기 끝나면 강의 평가 하지 않나요? 강의 평가 같은 건 잘 안 읽는 스타일이신 것 같아요. … 그럼 강의 평가는 왜 하죠?”

매년 새로운 학생이 입학한다. 4년간의 대학 생활을 통해 입학한 학생의 ‘부가가치’를 높여 졸업시키는 것이 대학 교육에서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그 부가가치는 주로 수업을 통한 자극에서 얻어진다. 따라서 교수들은 급변하는 대학 대중화 시대에 학생들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수업을 해야 한다. 대학 교수가 이러한 일을 인식하지 않고 자기 절대화와 고정 관념 때문에 기존의 적절치 못한 수업 방식을 계속 고수한다면 학생들은 손해 보는 수업을 받게 될 것이다.

교수가 자신의 수업법을 개선하려면 학생의 입장에 서서 지식의 전달도와 수업 만족도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학생들은 단선적으로 강의 평가서를 작성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의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학생들 이름을 다 외우는 교수이지만, 매 학기 강의평가에 ‘편애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이 2~3개씩은 꼭 나온다. 심지어 ‘왜 나만 미워하죠?’라는 의견도 있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 교수는 수업시간마다 의식적으로 학생들을 골고루 시키려고 노력했다.

이런 식으로 강의평가를 통해 발전 지향적으로 피드백을 계속 받은 수업은 학생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평가를 받는다. “이런 수업은 처음이었다. 이 수업은 항상 기다려지고 참여하고 싶었다. 모든 대학 수업이 이 수업과 같다면 나는 대학 오길 천번 만번 잘 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교수님은 정말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분이세요. 모든 교수님이 교수님처럼 강의한다면 우리 대학은 한국 최고의 대학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강의 평가는 수업 개선의 판단자료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교수 스스로가 강의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학생들로부터 피드백을 얻기 위한 시스템이다. 교수가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먼저 신뢰하고, 발전 지향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수업 개선을 도모한다면, 항상 기다려지는 수업, 이 대학에 오길 천번 만번 잘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수업들이 많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06-29 오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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