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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QS 대학랭킹 과연 믿을만 한가
진장천(홍콩중문대 경영대학 교수)
최근 한국의 한 종합일간지와 공동으로 발표된 영국의 QS랭킹은 국내 대학들을 놀래키고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랭킹 결과를 놓고 대학 스스로 자책하는 모습은 때늦은 감은 있으나 그래도 향후 대학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

하지만 QS 랭킹은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QS의 세계 랭킹의 경우 미국보다는 영국 대학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세계 톱이고 미국의 MIT·스탠퍼드보다는 영국의 이른바 이류대학들이 오히려 돋보인다.
이런 기현상을 두고 영국 대학에 몸담고 있는 영국인 경제학자 앤드류 오스왈드 교수는 <인디펜던트> 기고를 통해 평가의 오류를 지적했다. 오스왈드 교수는 미국 대학들의 노벨 수상자 수와 비교하더라도 영국 대학들이 형편없이 처진다고 자책했다. 연구실적에서도 영국 대학들이 미국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은 오래된 상식이다.

그렇다면 아시아 대학 랭킹은 어떠한가. 홍콩 대학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특히 홍콩과기대와 홍콩중문대보다는 오랜 전통을 지니긴 했지만 지금은 구태의연한 홍콩대가 아시아 1위로 꼽혔다. 역대 노벨 수상자가 있는 일본 도쿄대는 이보다 왜 처지는가. 한국의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는 물론 싱가포르대나 대만국립대도 섭섭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QS 랭킹이 아직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랭킹도 마찬가지다. 평가에서 활용된 교수 1인당 연구 업적만 보더라도 신생 지방대학들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훨씬 앞서고 있다. 신생 대학들이 아직 교수 정원을 채우지 못하다 보니 1인당 연구업적에서는 오히려 득을 보는 희한한 현상이다. 몇몇 훌륭한 업적을 가진 교수들을 평가절하하자는 것은 아니다. 신생 지방대학일수록 배타적인 교수사회의 관습을 깨고 클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랭킹 결과는 적어도 상식적이어야 한다. 한두 명의 교수들이 잘한다고 그 대학이 강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QS 랭킹의 문제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대학 랭킹은 가장 최근에 매긴 것이나 내용은 30~50년 전의 것이다. 서베이 내용을 보면 현재의 교수진보다는 과거의 교수진이 어땠는지, 그리고 수십년 전 졸업생들의 여론에 보다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이것은 곧 과거의 대학 수준을 평가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외국에서는 많은 교수들이 대학을 옮겨 다닌다. 자유 경쟁인 셈인데 스타급 교수가 시장에 나오면 일류 대학들은 불을 켜고 영입에 나선다. 그러나 QS랭킹은 이러한 대학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연구하는 교수 업적보다는 학교 전통을 우선시하는 일반적인 대학 평판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외국 것이라면 세심한 검토 없이 받아들이거나 맹신하는 우리 풍토도 문제다.

대학 랭킹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1~2년 사이에 새로 매긴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달라져서도 안 된다. 랭킹 결과는 상식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대학 랭킹 하면 중국 상하이자오퉁대 랭킹이 최근 많이 인용되는 편이다. 거기서 매년 우리 대학들의 위상을 쉽게 볼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행여 달라질까 아니면 재확인하는 의미에서 다시 랭킹을 매겨 보았다면 이해가 안 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평판이 그다지 좋지 못한 QS의 평가에 의존했다는 점은 우리 사회의 서구 맹신 풍토를 되짚어볼 일이 아닌가 싶다.


*** 본 기고는 본지 해외독자인 필자가 투고해 온 원고를 게재한 것입니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9-06-29 오전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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