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자원봉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남다르다. 그 자신이 시카고의 빈민지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했고, 대통령 선거유세에서도 자원봉사 조직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후인 1985년, 연봉 1만 3000달러를 받으면서 지역주민을 가르치며,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유급 자원봉사운동을 펼쳤다. 또한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시카고로 돌아가 6개월 동안 유권자 등록운동에 뛰어들어 소수민족과 저소득층 시민 10만 명 이상을 투표권자로 만들었다.
오바마의 자원봉사에 대한 철학과 현장에서의 경험은 그의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자신의 행정부에서 자원봉사활동이 장려·확대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러한 예고에 부응하듯 4월 연방의회는 ‘미국봉사법(Serve America Act)'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키고 대통령은 여기에 서명했다. 미국봉사법은 케네디 대통령의 ‘평화봉사단(Peace Corps)', 존슨 대통령의 VISTA, 클린턴 대통령의 ‘미국봉사단(Americorps)'에 뒤이은 획기적인 자원봉사법으로 알려졌다. 이 봉사법에 따르면 유급 자원봉사자 수를 기존의 7만 5000명에서 25만 명으로 늘리고, 봉사활동의 분야도 ‘공교육 봉사’·‘빈민구조’·‘환경’에서 시대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교육과 건강’· ‘청정에너지’· ‘전역장병’ 분야로 다각화했다.
특이한 점은 가능한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중·고교생이 여름방학을 이용해 지역사회의 봉사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대학에 진학할 경우 학비 500달러를 지원받게 했다. 대학 학비를 저축하는 셈이다. 대학생이 봉사활동을 하면 최대 5350달러의 장학금을 받게 되는데, 이 금액은 학비보조제도인 펠 그랜트(Pell Grant)장학금과 동일한 액수에 해당한다.
대학당국이 만약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소속 학생을 지원하면 대학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그리고 매년 모든 중고생은 50시간, 대학생은 100시간씩 지역공동체에서 봉사토록 했다. 이밖에 관심을 끄는 제도는 55세 이상의 은퇴자들이 실버 스칼러십(Silver Scholarship) 혹은 앙코르 펠로우십(Encore Fellowship)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봉사할 기회를 제공받으면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는 점이다.
물론 자원봉사활동을 유급화해 봉사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자원봉사라는 근본적인 성격에 맞느냐 하는 논란이 없진 않다. 그러나 국가차원에서 입법·시행하는 자원봉사활동은 단순히 봉사활동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 및 교육의 기회, 사회경제적 활동, 건강증진 등에서 미처 기회를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제2, 제3의 봉사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봉사활동을 교양학점으로 이수토록 권장하거나 아예 졸업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추세다. 또한 일부 대학에서는 자원봉사활동의 무대를 국내로 제한하지 않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지 국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지난해 부임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도 1975년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충남 예산중학교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의 대학에서도 자원봉사활동을 보다 체계화·조직화·보편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필요하면 특정의 봉사활동 분야에 기여하는 봉사자에게는 유급화하는 방안도 적극 고민할 때다. 미래의 젊은이들이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개인의 성취감과 전문적인 경험은 물론, 봉사체험을 통해 성장·발전하는 값진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