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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폐지’ 다시 불붙나
국회에서 ‘사학법 폐지 및 사학진흥법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 열려
사학법 폐지를 둘러싼 보수 대 진보 간 갈등 재현 예고

사학법 폐지를 위한 움직임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학법 폐지를 둘러싼 보수 대 진보 간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예고되고 있다.

■“사학법 폐지, 한 목소리”=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선동·이군현·임해규·정두언·조전혁·황우여 의원(이상 한나라당) 등과 ‘사학법 폐지 및 사학진흥법제정 국민운동본부(이하 국민운동본부)’ 공동 주최로 ‘사학법 폐지 및 사학진흥법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광선 국민운동본부 공동상임대표·이기수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고려대 총장) 등 사학 관계자 500 여 명이 참석, 사학법 폐지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으며 참석자들은 조속히 ‘사학법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광선 대표는 “사학법이 2007년 우여곡절 끝에 일부 재개정됐으나 여전히 개방이사제·교원인사위원회 및 대학평의원회의 의무적 심의기구화·사학분쟁조정위원회 등 16가지 항목에 걸쳐 위헌 소지가 큰 독소조항을 갖고 있다”면서 “이제 사학법은 폐지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한 이재교 변호사(법무법인 충정)는 “사학법을 폐지하면 사학 비리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하는 우려가 있지만 사학법이 사학 비리를 통제하는 법인지 질문하면 이러한 우려는 기우임을 알 수 있다”며 “사학법에 의해 학교장 임기가 8년으로 제한되는데 제한이 있다고 사학비리나 입시부정이 방지되느냐”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사학 비리에 대해서는 형사처벌법규가 따로 존재한다. 형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 의해 처벌받게 되는 점은 사학법 존폐와 무관하다”면서 “사학법은 사학 비리를 예방하거나 처벌하기 위한 법률이 아니라 사학을 통제, 관치사학으로 만들기 위한 법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송석구 가천의대 총장은 “현행 사학법이 사립학교 설립자와 운영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면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족쇄를 채워놓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사학법의 가장 큰 문제는 사학의 자주성과 독립성이라는 측면을 도외시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극범 순천향대 석좌교수(전 대전대 총장)는 “현재의 사학법은 사학발전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사학 운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사학 구성원 간 반목·불신·분쟁을 야기케 할 위험성이 크다”면서 “시대착오적인 규제 위주의 사학법을 하루속히 폐지하고 WTO, FTA 등 교육시장 개방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학진흥법 제정 필요성 제기=이날 토론회에서 사학법 폐지 주장은 사학진흥법 제정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오늘날 세계에서 사립학교는 규제와 감독의 대상이 아니라 진흥과 지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사학진흥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근대 교육은 사학이 앞장서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만큼 사학은 우리나라 교육의 상당부분을 감당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나라 교육이 살려면 사학이 살아야 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고 우리나라 교육을 발전시키려면 사학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사학진흥법에 사학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자율성을 확실하게 보장하면 사학은 다시 한번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사립학교 진흥과 법제 개선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자세와 구체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나선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교수 중심의 총장직선제 폐해를 지적하며 “사학진흥법에서는 총장 선출제도에 관해 어떤 형태든 교수의 선거를 배제하는 명문규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학법 폐지 가능성은?=이날 토론회를 계기로 한동안 잠잠하던 사학법 폐지 움직임이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학법을 둘러싼 보수 대 진보 간 충돌 재현도 불가피하게 됐다.

사학 및 보수 진영에서 사학법 폐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이 집권 여당이고 국회 내 제1다수당인 상황에서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에서다. 아직까지 사학법 폐지에 대한 민주당 등 야당과 진보단체의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이 여당, 특히 국회에서 수적 우위에 있을 때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이 사학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실제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도 사학법 개정 시, 한나라당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지만 단독으로 직권상정해 법 개정을 성사시킨 바 있다. 따라서 사학법 폐지에 대한 논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제는 (한나라당이) 집권당이 됐다. 제대로 된 사학법을 만들고 사학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밝혀, 사학법 폐지에 힘을 실어줬다.

다시 불붙은 사학법 논란. 한 때 사학법 개정을 두고 치열하게 전개됐던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이 재현될 경우 대학가를 비롯한 사학은 물론, 정치권 또한 사학법으로 인한 홍역을 치러야 할 전망이다.   

사진 : 한명섭 기자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9-07-09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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