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전 한양사이버대 학장)이 20일 시민단체들의 반대 속에서 취임식을 열고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17일 인권단체들의 반대로 연기됐던 이번 취임식에는 또 다시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소속 회원’들이 몰려 “자진사퇴”를 외치는 등 소란이 이어졌다.
현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가인원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제 인생에서 가장 명예로운 순간이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인권위는 권력기관이 아니다.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헌법의 정신과 가치, 자유와 인권 보호의 원칙 외에는 외부의 어떠한 압력과 간섭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자신의 취임과 관련한 논란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위원회를 둘러싼 적잖은 논란에 대해 오랫동안 쌓은 경험과 균형 감각으로 합리적인 대안들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인권단체들과 관련해서도 “인권의 경험과 현장성, 문제의식을 가진 인권단체들은 때로는 긴장하면서도 때로는 협력하는 인권 동반자”라면서 “위원회를 성원하고 때로는 매섭게 비판하면서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는 현 위원장이 취임사를 읽는 도중 ‘도둑취임 반대’ ‘부자격자 물러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날치기 인사 인정할 수 없다” “지금 사퇴하는 것이 인권에 기여하는 길이다” “인권위원장 사퇴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현 위원장은 소란 속에서 취임사를 끝까지 읽어 내려갔고, 취임사를 읽은 후 인권단체 회원들이 현 위원장에게 다가가려고 하면서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 위원장은 인권단체들이 건넨 공개질의서를 받은 뒤 직원들의 보호 속에 곧장 배움터를 빠져나갔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기하고 있던 인권단체들은 오후 1시 현 위원장이 출근을 시도하자 막아서기도 했으며, 이런 과정에서 경찰과 여러 차례 충돌을 빚었다.
한편, 현 위원장이 맡고 있던 한양사이버대 학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게 됐다. 현 위원장의 학장 임기는 오는 8월 말까지로, 재단이 새로운 학장을 선임할 때까지는 대행 없이 당분간 그대로 남겨둘 전망이다. 대학 측은 현 학장에 대해 “지난 2006년 학장 부임 시 가장 먼저 추진한 업무는 모든 교수·직원들과의 개별 면담과 점심식사였다. 재임중에도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생들과도 자주 대화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관계나 인연을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주변에 지지하거나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