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부딪쳐 봐야 해요. 그냥 가만히 앉아 있으면 죽도 밥도 안되거든요. 특히 우리 같은 새터민 학생들은요..."
서강대 경영학과에 재학하는 한 새터민(23) 학생은 21일 공릉사회복지관과 무지개청소년센터 등 5개 기관이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ECC관에서 공동 주최한 '북한이탈주민 대입박람회에 참가한 새터민 학생들에게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4년 전 모친과 함께 탈북한 그는 아버지가 북에 있어 이름을 밝히기 어렵다며 "중국과 몽골 국경을 지나며 철조망을 두 번이나 넘었는데, 이까짓 것 못해내겠느냐는 정신을 가지면 뭐든 해낼 수 있다"면서 "이곳 학생들과 경쟁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이겨낸다는 마음으로 공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강대의 새터민 재학생은 모두 44명이라고 전한 뒤 "모두 북에서 영어를 배우지 않았기에 어렵지만, 공부를 해보니 영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면서 "그런 절박감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람회에는 약 2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해 고려대와 이화여대, 건국대 등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등 26개 대학이 각각 설치한 안내 부스에서 입학관련 안내서를 받았다. 사회복지관 측이 마련한 입시 준비나 면접 요령 등 입시와 관련한 설명도 들었다.
상명대와 그리스도대 학생들의 응원 율동과 춤 공연 등으로 어색한 분위기가 가시자 참가자들은 서로 어깨를 치고 아는 체하며 안부와 정보를 나누기도 했다.
혼자 탈북해 지난 2월 한국에 온 한 여학생은 의대에 진학하고자 박람회를 찾았다면서 "영어가 너무 어렵다. 북에서 고교 과정을 마쳤는데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있어 선생님들로부터 과외를 받으며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3살의 한 남학생은 북에서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초·중·고 과정을 4년간 검정고시로 마쳤다고 전하며 "이곳에 와 보니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고, 여러 사람의 얘기도 들어서 좋다"면서 "한 바퀴 더 둘러봐야겠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대학 대부분은 정원 외로 새터민 학생을 선발하며 일정 성적 이상을 내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새터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 하지만, 대부분 새터민의 형편이 넉넉지 않아 입학하고도 휴학하는 대학생이 많다고 무지개청소년센터 측은 전했다.
연합뉴스 | 입력 : 09-07-21 오후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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