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비 재정규모가 1500억원 이상인 사립대 가운데 학생들의 학비지원을 위해 지출한 장학금과 학비감면 규모가 적게는 등록금 수입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도 부족할 판에 전년 대비 장학금과 학비감면 규모가 5억원가량이 줄어든 경우도 있다.
대학 간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재정규모 최상위 30위권에 포함된 사립대 가운데서도 일부는 장학금과 학비감면 규모가 이런 형편이다 보니 학생들이 대학에 기대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낸 등록금에 비해서는 얼마나 장학혜택을 받은 것인가.
본지가 2008년 교비 결산 자금규모 1500억원 이상 전국 30개 사립대 가운데 포스텍을 제외한 29개 대학의 자금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등록금 수입과 비교해 장학금과 학비감면 지출이 가장 적은 곳은 경기대로 나타났다. 경기대는 장학금·학비감면 지출액 규모가 127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등록금 수입 1201억1000만원의 10.6% 수준에 그쳤다.
1200억7000만원의 등록금 수입을 거둬들인 경원대도 지난해 등록금과 학비감면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148억2000만원에 그치면서 등록금 수입액의 12.3%에 머물렀다. 단국대도 지난해 2102억6000만원의 등록금 수입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장학금과 학비감면액으로 지출된 비용은 267억5000만원으로 등록금 수입 대비 12.7%에 불과했다.
숙명여대 역시 1198억2000만원의 등록금 수입을 거둬들였음에도 학생들에게 지원된 장학금과 학비감면액은 171억3000만원에 그쳐 등록금 수입의 14.3%에 머물렀다.
1323억4000만원을 등록금 수입으로 거둔 국민대도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학비감면액으로 194억8000만원을 사용했을 뿐이다. 등록금 수입의 14.7%에 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등록금 수입 대비 장학금과 학비감면 지출 비율이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립대는 분석대상 29개 대학 가운데 5곳이나 됐다.
등록금에 비해 장학금과 학비감면액이 가장 많은 곳은 성균관대로 나타났다. 성균관대는 2292억원을 등록금으로 거뒀고, 564억9000만원을 장학금과 학비감면액으로 학생들에게 지원했다. 등록금의 4분의 1(24.6%)을 장학금과 학비감면으로 돌려준 셈이다.
1113억6000만원을 등록금 수입으로 거둔 아주대는 257억2000만원을 장학금과 학비감면에 사용해 등록금의 23.1%를 장학금·학비감면액으로 지출했다.
홍익대는 등록금으로 1873억7000만원의 수입을 얻었고, 426억원을 장학금과 학비감면액으로 학생들에게 지출해 등록금 수입의 22.7%를 학비지원에 사용했다.
이외에도 인하대가 21.5%, 경희대가 21.3%, 연세대와 조선대가 나란히 20.8%, 울산대가 20.2%로 등록금 수입 대비 장학금·학비감면 지출 비율이 20%를 넘는 곳은 9개교에 그쳤다.
■ 지난해 장학금·학비감면 고려대 797억원 VS 경기대 127억원 = 분석대상 사립대 가운데 지난해 장학금과 학비감면액 지출액의 규모가 가장 적은 곳은 127억6000만원의 경기대로 나타났다. 경기대는 장학금 명목으로 5억1000만원, 학비감면으로는 122억4000만원을 사용했다.
경원대가 148억2000만원으로 장학금과 학비감면 규모가 경기대 다음으로 작았다. 경원대가 장학금으로 학생들에게 지원한 금액은 27억6000만원, 학비감면 형식으로 지원한 금액은 120억6000만원이다.
가톨릭대가 160억6000만원으로 이들 대학의 뒤를 이어 장학금과 학비감면 지출 규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숙명여대가 171억3000만원, 숭실대가 182억4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장학금 지급 규모가 적은 편에 속했으며 △국민대 194억8000만원 △서강대 195억6000만원 등 200억원 미만인 곳은 29개 사립대 가운데 모두 7곳, 4분의 1에 해당했다.
지난해 장학금과 학비감면 지출 규모가 가장 큰 사립대는 고려대로 장학금으로 170억원, 학비감면액으로 627억원, 총 797억1000만원이 학생들에게 지원됐다.
고려대는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최근 4년간만 보더라도 타 사립대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여 왔다. 2007년 고려대의 장학금·학비감면 규모는 686억원, 2006년에는 604억4000만원, 2005년에는 539억7000만원으로 분석대상 사립대 가운데 장학금과 학비감면 지출액 규모가 가장 컸다.
고려대보다 22억원가량이 적은 775억6000만원의 연세대가 그 뒤를 이었다. 연세대는 장학금으로 255억8000만원, 학비감면으로 519억8000만원이 지출됐다. 연세대 역시 지난해를 포함해 최근 4년간 장학금과 학비감면 규모가 고려대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연세대는 2005년 527억6000만원, 2006년 597억8000만원, 2007년 677억8000만원 등으로 매번 고려대에 밀렸지만 3위 대학과의 차이는 123억~162억원으로 상당했다.
지난해 고려대와 연세대 2곳만이 장학금 학비감면 규모가 700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가 585억1000만원으로 고려대, 연세대 다음으로 많았다. 성균관대가 564억9000만원, 한양대가 521억원, 홍익대가 426억원, 중앙대가 401억1000만원을 각각 장학금과 학비감면 용도로 지출했다.
■ ‘늘어도 부족할 판’에 줄어버린 장학금 ... 전년 대비 5억원 줄어든 대학도 = 학부모, 학생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지난해보다 더 한층 어려워졌다. 늘어도 부족한 장학금이 일부 대학에서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29개 사립대 가운데 경기대는 지난 2007년 대비 장학금과 학비감면 지출 규모가 5억3000만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 133억원이던 장학금과 학비감면 지출 규모가 127억6000만원으로 줄었다. 분석대상 가운데 전년 대비 장학금과 학비감면액이 유일하게 줄어든 곳이다.
사립대 가운데 가장 재정규모가 큰 30개교에 포함된 대학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 대비 장학금과 학비감면 지출이 감소한 사립대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숭실대가 지난 2007년 178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82억4000만원으로 3억9000만원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증가폭이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숙명여대도 161억5000만원에서 171억3000만원으로 9억8000만원 증가에 그쳐 전년 대비 증가폭이 10억원 미만인 3곳 중의 한 곳이 됐다.
원광대가 13억원, 국민대가 19억7000만원으로 20억원 미만의 증가폭을 보인 대학은 이들 5곳이다.
이외에도 경원대가 20억1000만원, 서강대가 20억6000만원, 가톨릭대가 25억2000만원이 늘었으며 △인하대 26억5000만원 △한국외대 27억6000만원 △한양대 29억5000만원 등의 증가폭을 보였다.
전년 대비 장학금과 학비감면 지출 규모가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고려대다. 분석대상 29개 사립대 가운데 장학금·학비감면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고려대는 지난 2007년 686억원에서 지난해 111억원이 증가했다. 100억원이 넘게 증가한 곳은 고려대가 유일하다.
홍익대가 326억3000만원에서 426억원으로 99억7000만원이 늘어 고려대 다음으로 증가폭이 컸다.
고려대 때문에 장학금·학비감면액 규모가 늘 2위에 머무르고 있는 연세대의 경우 지난 2007년 677억8000만원에서 97억8000만원이 증가해 홍익대에 이어 증가폭이 1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성균관대가 486억3000만원에서 78억6000만원이 늘었으며 동국대가 321억7000만원에서 62억원이 증가했다. 중앙대가 56억7000만원, 영남대가 53억7000만원, 대구대가 51억7000만원이 늘면서 전년 대비 50억원 이상이 증가한 곳은 이들을 포함해 8곳으로 29개 사립대 가운데 27.6%를 차지했다.
※ 단위: 천원. %
<자료> 각 대학 2008년 결산 교비 자금계산서,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립대학회계정보시스템■ 등록금 수입 대비 장학금·학비감면 지출, 6곳이 전년보다 감소 = 학생들의 주머니를 털어낸 등록금에 비해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장학금이나 학비감면액이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는 등록금 수입 대비 장학금·학비감면 지출 비율이 지난 2007년에 비해 6개교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숭실대는 지난 2007년 등록금 16.6%에서 지난해 15.6%로 1.0%포인트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대가 11.5%에서 지난해 10.6%로 낮아지면서 0.9%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경원대가 12.7%에서 지난해 12.3%로 0.4%포인트가 줄은 것으로 파악됐다. 원광대와 한양대가 나란히 0.2%포인트씩이 감소했다. 원광대는 17.0%에서 16.8%로, 한양대는 17.4%에서 17.2%로 줄었다. 14.4%에서 14.3%로 0.1%포인트가 줄어든 숙명여대 역시 전년 대비 등록금에 대한 장학금과 학비감면액이 감소한 6곳에 포함됐다.
경희대는 2007, 2008년 21.3%로 동일한 비율을 나타냈다.
지난해보다 등록금에 대한 장학금·학비감면액 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홍익대다. 홍익대는 지난 2007년 19.2%에서 지난해 22.7%로 3.6%포인트가 증가했다. 대구대가 13.3%에서 16.1%로 2.8%포인트가 늘어났으며 20.2%였던 고려대가 22.4%로 2.2%포인트가 증가했다. 이들 3곳이 특히 증가폭이 컸다.
이외에 동국대 1.6%포인트, 아주대 1.5%포인트, 가톨릭대·성균관대·영남대·울산대·중앙대 등 5곳에서 1.4%포인트씩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