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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화 칼럼] 한국고등교육정책학회장,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칼럼]사교육비 줄일 대입개혁 서둘러야
서정화 본지 논설위원·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정부가 연간 20조원이 넘는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여러 학교를 방문하는 자리에서 “과외로 좋은 대학 가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오후 10시 이후 학원 교습을 금지시키면서 거의 모든 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 야간 자율학습을 밤 10시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사교육은 여전하다.

사교육은 공교육 보완 기능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유아·초등학교 수준에서의 사교육에 투입되는 비용이 전체 사교육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그 필요성의 일단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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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대학입학을 겨냥한 주입식 암기 위주의 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사교육의 폐해가 중등학교 교육의 정상적 운영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데 있다. 더욱이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고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지금과 같은 대학입학전형 방식과 중등교육 운용방식으로는 절대로 공교육이 사교육의 경쟁이 될 수 없다. 학교에서는 정상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지만, 학원과 같은 사교육 시장에서는 대학입시에 초점을 두고 주지 교과 위주로 학력 신장만을 위한 주입식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각급 학교, 특히 중등학교 교육이 현실적으로 대학입시에 지배받고 있는 현 상황 아래서는 지금과 같은 대학입학전형 방식으로는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가 없고, 공교육을 제대로 살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한 요건은 무엇인가.

먼저 각급 학교에서는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면서 질 높은 교육을 실천하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 전인교육, 인성교육을 위한 교육을 알차게 실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실력 있고, 공동체 의식을 지닌 글로벌 인재를 기르기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여기에는 단위학교 교육의 책임을 맡은 학교장의 소신 있는 학교운영이 요청되고 있다. 교사들의 전문성 심화 및 능력 개발 활동이 강화돼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둘째,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이수 결과를 대학입학전형에서 제대로 평가하고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입학사정관제는 다양한 인재들을 확보하는 기재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다양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해 그동안의 객관적이고 양적 위주의 입시 방식에서 주관적이고 질적 방식으로의 전환으로 물꼬를 트기 시작한 데 의의가 있다.

국가적인 과제가 되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과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이제 대학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정 기준에 달하면 재정지원을 하는 펀딩 포뮬러 방식의 대학역량강화사업(WCU)을 추진하고 있거니와, 앞으로는 학생 선발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에의 기여도’가 대학평가 기준의 하나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학입학전형 방식에서 내신성적의 비중을 줄이고 교과 교육 이외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지 교과목 위주의 학력 신장에만 몰입하는 학교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고 리더십도 개발하며 봉사활동 등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운용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명품 인재들을 키울 수가 있다.

생활기록부에 담을 수 있는 내용도 더욱 보완되어 입학사정관이 이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고등학교를 비롯한 각급 학교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특성화된 프로그램 개발, 운용에 학교 간 경쟁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대학입학전형 결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객관적이고 양적인 점수 위주의 평가로부터 비록 성과 측정에 한계가 있지만 주관적이고 정성적인 평가 결과를 믿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대학입학전형 방식의 보완과 함께 점차적으로 입시사정관제 등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신뢰가 쌓여야 한다.
서정화 칼럼 | 입력 : 09-08-03 오전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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