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대물림 막자” 빈곤층 대학 진학 장려
교육기회 불평등이 ‘계층 고착화’ 불러
영국·중국 ‘대입우대제’ 등 방안 구상
세계 각국이 빈곤층 청소년들의 대학 진학을 적극 장려하고 나섰다. 빈부 차이가 교육 기회불평등을 야기, 부모의 사회 계층이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점점 더 견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부모의 재산 소유 정도가 자녀들의 학력 수준·직업 등을 결정한다는 통계까지 줄지어 발표돼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국가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교육 기회 불평등이 계층 ‘고착화’ 불러
<가디언>은 최근 영국 정부 산하기관인 사회역동성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부모의 사회·경제 수준이 자녀들의 학력·직종 등을 결정하는 주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영국 내 고소득 전문 직종은 주로 상위층 출신들이 독점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전체 인구 중 고가의 교육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엘리트 사립학교 출신은 단 7%에 불과하나 이들이 판사의 75%, 기업 재무담당자의 70%, 고위 공직자의 45% 등 요직들을 꿰차고 있다. 또 의사·변호사 등 역시 평균보다 70%이상 소득이 많은 부유층 가정에서 다수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앨런 밀번 사회역동성위원장은 “비싼 교육비와 경기 침체 등으로 현재 빈곤층뿐 아니라 중산층 청소년들도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부유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은 빈곤·저소득층 출신들이 고소득 전문 직종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부모의 수입·배경 등에 따라 자녀의 학력이 결정되는 것은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문부과학성이 조사를 벌인 결과 부모가 일정 금액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정의 청소년이 각종 시험·대회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일본 문부과학성 한 관계자는 “사교육비로 월 5만 엔(한화 약 64만원)이상을 지출하는 가정의 청소년들이 시험에서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며 “부유층 청소년들의 점수가 중·하위층 학생들보다 평균 27점정도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가난 대물림 막자” … 빈곤층 대학 진학 장려
이처럼 빈부와 학력 수준이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현재 많은 국가들이 빈곤층을 위한 교육 기회 확대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최근 영국이 빈곤층 출신 청소년들에게 대학 입학의 문호를 개방하는 정책을 수립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현재 피터 만델슨 영국 사업·기업규제개혁부 장관은 리즈대·런던지역 의대 등 일부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빈곤층 학생 우대 입시제’를 전 대학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즈대·런던지역 의대들은 영국의 대입시험인 A레벨에서 빈곤층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조금 낮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일정 기준 이상의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대학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만델슨 장관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우선 빈곤층 학생들의 대학 진학 기회를 대폭 늘려줘야 한다”며 “정부는 빈곤층 학생들이 케임브리지대·옥스퍼드대 등 일류 명문대에서도 수학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 또한 저개발 지역 출신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저개발 지역인 중·서부 지역 출신 고교생들에게 대학 입학 우선권을 부여하는 ‘신 우선 등록 정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정책은 올해 가을학기 대학 등록률을 중부 지역은 6.5%, 서부 지역은 7.3%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경제적 여건이 비교적 좋은 14개 지역 대학 입학생 수를 6만여 명가량 줄여 저개발 지역에 할당할 방침이다. 또 중국 명문 국립대들은 서부 지역 출신 학생들을 지난해보다 2.7%정도 더 선발할 계획이다.
하오 핑 중국 교육부 차관은 “계층이나 출신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청소년들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정책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 교육시설과 인력 기반이 열악한 저개발 지역 출신 학생들을 위한 투자를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현희·김형 기자 mhhph·craigger@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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