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칼럼
김병주
한국대학신문 칼럼
[김병주 칼럼]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
이제는 학부 교육에 관심 가질 때
김병주 본지 논설위원·영남대 교수
흔히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말할 때 “중등교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교육의 질이 낮다”는 지적을 한다. PISA의 평가결과 중등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IMD 발표에 따르면 대학교육의 경제사회적 요구 부합도가 하위권이라는 점을 그 증거로 제시하곤 한다.
그러나 정작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다. 외부적 시각에서 보면, 그동안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가 적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1단계에 이어 2단계로 추진되고 있는 BK21과 NURI, WCU 등을 포함하는 각종 연구지원사업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 규모에 있어서 초중등교육에 비하면 매우 열악할 뿐만 아니라, 대학원과 연구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다. 정작 대학교육 근간이 돼야 할 학부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은 매우 부족하다. 2009년을 기준으로 할 때 BK21, WCU, 기초연구사업, 인문사회연구역량강화사업 등 대학원 중심 연구지원 사업은 약 1조 2000억원 규모이나 학부 수준 교육지원사업은 약 4000억원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대학교육에 대한 각종 평가에서도 ‘연구’ 업적에 대한 평가를 강조해 왔다. 정부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언론기관 등에 의한 각종 평가에서 교육보다는 연구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 온 게 사실이다. 대학의 서열보도에 민감한 대학들은 교육보다는 연구에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기울여 왔다. 결국 IMD 평가에서 대학교육의 경제사회적 요구 부합도가 최하위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기업의 질 높은 인적자원 양성 요구와 학습자의 다양한 교육수요를 대학교육이 제대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경련에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갖춰야 할 자질로서 도전정신과 성취의식, 도덕성, 협동성, 창의성, 전문지식, 국제감각, 책임감 등을 꼽았다. 이에 더해 21세기 지식융합사회 및 글로벌 경쟁시대에서는 대학교육을 통한 글로벌 감각과 통섭형 지식을 갖춘 인재양성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대학은 변해야 한다. 연구도 중요하지만, 교육에 대한 관심도 증대돼야 한다. 융합교육과정 및 문제해결능력 교육과정 등 시대에 걸맞은 교육과정 개편, 교수 역량 및 학습력 제고 강화 방안 마련, 첨단 교육환경 구축 및 ICT 기반 교수-학습체제 구축 등을 통한 교육 시스템 개선 등이 필요하다.
사회의 수요에 부응하는 복수·연계 전공 운영, 여건에 맞는 국제화 교육, 공동체 의식에 기반을 둔 인성 및 도덕성 교육과 더불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팀티칭, 프로젝트와 토론식 교육 등 획기적인 방법들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운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2008년 시범실시에 이어 2009년 2649억원의 예산이 지원된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은 큰 의의를 가진다.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첫째는 그동안 주를 이뤄 왔던 연구중심의 재정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학부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하는 출발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업중심의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다소 변형된 형태이기는 하지만 수식형 재정지원 방식을 취했다는 것이다.
수식형 재정지원방식은 재정지원을 따내기 위한 대학의 추가적인 노력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지원받은 재정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선진국형 재정지원방식이라 할 수 있다. 각 대학이 학부 교육역량 제고를 위해 각 대학의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교육역량강화사업은 대학 관계자들로부터 크게 환영받고 있다.
그러나 교육역량강화사업은 1년 단위로 매년 재평가해 지원하는 단발성 사업으로, 학부 교육에 대한 대학의 적극적 관심 제고와 교육 개선 노력 촉발을 위한 실천적 기제로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한 추가적 학부교육 지원사업이 필요하다. 예산 및 교육당국의 관심과 배려를 기대한다.
김병주 칼럼 | 입력 : 09-08-17 오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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