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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자유전공학부의 도전
고려대 장영수 자유전공학부장(법대 교수)
아직 자유전공학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국민들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수험생 중에서도 자유전공학부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는 자유전공학부가 올 3월에 신설돼 역사가 짧은 탓도 있지만, 도대체 자유전공이란 것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자유전공학부를 만든 것은 새로운 전공학과를 하나 신설하는 것과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일종의 새로운 시도이며 도전인 셈이다. 영·미권의 일부 대학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자유전공은 대학 입학 당시에 전공을 확정하지 않고, 대학에 재학해 공부하면서 자신의 적성과 학과 특성을 비교해 전공을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므로 자유전공은 또 하나의 새로운 전공이라기보다는 기존 전공에 대한 선택의 방법을 다르게 구성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전공학부에서는 경영학이나 행정학과 같은 특정 교과를 가르치거나, 자유전공을 담당하는 전임교수를 두는 것이 성질상 맞지 않는다. 자유전공학부로 입학한 학생들은 자유전공학부의 울타리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전공으로 뻗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폭넓은 가능성이야말로 자유전공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데 자유전공학부를 맡아 한 학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유전공의 장점을 오히려 단점으로 생각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고, 심지어 자유전공학부를 특정 학과에 대한 ‘뒷문 입학’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자유전공학부를 출범하는 과정에서 학교측의 준비가 부족했던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 로스쿨법이 급작스럽게 통과되면서 충분한 준비시간 없이 법과대학 신입생 선발이 중지됐고, 법대의 남은 정원을 이용해 자유전공학부를 만들면서도 이를 위한 구체적 검토와 준비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로 인해 지난 한 학기 동안 갈등도 적지 않았다. 타 대학의 예를 들어 완전한 소속변경을 요구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도 적지 않았고, 자유전공학부의 독자적 커리큘럼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자유로운 전공 선택을 약속했던 학교에 대해 아예 자유전공학부 소속이라는 사실조차 지워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독자적 커리큘럼 구성도 자유전공학부라는 이름을 포기하지 않는 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전공학부의 미래는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비록 과도기적 상황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유전공학부의 장점이 점차 확인되면서 자유전공학부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또한 제도적 보완을 통해 자유전공학부의 약점을 치유하는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자유전공학부의 구심점을 형성하기 위해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이라는 연계전공을 실시, 공적 영역에서의 리더로 양성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가 정치나 행정, 로스쿨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훌륭한 교두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전공학부에 대한 최종적 선택과 결정은 수요자에게 맡겨져 있다. 수험생들과 학부모의 평가는 자유전공학부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과연 자유전공학부가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필요한 시점에 도달한 것인지, 아직은 우리 사회의 교육환경 속에서는 시기상조인 것인지는 결국 소비자에게, 학생들에게 달려 있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08-17 오후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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