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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살리려면” 전문대-교과부 ‘팽팽’
하계학술대회···교육역량강화사업 등 논의


학령인구 감소와 노동시장 수요변화로 인한 미충원 심화, 폴리텍대학·사이버대학·학점은행제·4년제 대학의 직업교육 영역침범 등으로 전문대학의 위기가 점점 심화되는 가운데 가장 큰 이슈들이 한 자리에서 논의됐다.

1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문대학 교육 선진화 방안’ 하계학술대회에서는 전문대학의 최고 쟁점 이슈들인 교육역량강화사업, 학사학위 전공심화, 수업연한 자율화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규태 교과부 평생직업교육국장이 기조강연을 맡고, 전문대학 교수들이 각 주제를 발제하고 이어 교과부 전문대학정책과 담당 사무관들이 토론자를 맡아 팽팽한 지적들이 이어졌다.


■ “대학재량에” VS “객관성부터”

제1주제인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는 사업의 성과와 연계되는 성과포뮬러 지표의 구성과 지표의 정확성, 재원배분 포뮬러의 타당성과 합리성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발제를 맡은 이길순 신구대학 교수는 “포뮬러 펀딩 방식으로 재정지원을 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많다”며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산학협력수익률 등 개개의 지표들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원배분에 대해서는 “성과지수의 영향이 미미해 직업교육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사업목적이 희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향후에는 성과지수의 영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원배분 포뮬러를 개선해 성과향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부된 국고에 대해서는 대학에 좀 더 자율성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소한의 제한 항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은 대학 재량에 맡기되, 성과평가나 회계감사를 철저히 해 사업취지를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토론자로 나선 강호근 거창대학 교수는 “대학의 사업에 대한 의지와 상관없이 대학의 입지적 여건이 우수한 대학에 유리하며, 이러한 지표를 만족하다보면 교육의 과정보다는 결과에 치중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역적 불균형에 의한 영향, 선호중심학과에 대한 영향, 사회적 경쟁력에 의한 지원 대학의 피동적 선정 등의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가 소외되는 대학과 학과에 대해 국가가 다양한 유형에 따른 지원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성을 거론했다.

오신종 전문대학정책과 사무관은 전문대학의 이런 지적에 대해 “사업을 통해 대학의 자율성은 신장됐지만 전문대학다운 특화·주력분야 의지가 약해지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오 사무관은 “포뮬러 펀딩방식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무엇보다 객관성·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전문대학 내·외부에서 신뢰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이다. 정확한 정보공개 강화도 높여야 한다”며 지표의 객관성과 관련 “해당 대학이 허위고의 작성 하더라도 밝혀낼 기제가 작은데 처벌할 근거가 적다. 제재 근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원배분에 있어서도 “대학들이 포뮬러 선정지표 상승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대학 내 각 계열별, 학과별로 나눠먹기식 재원배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2010년도와 겨냥 “정부가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데, 내년도에는 구조조정 지표 항목도 반영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 “융통성발휘” VS “본래취지대로”

제2주제인 학사학위 전공심화 과정에 대해서는 전문대학의 사정을 좀 더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발표를 맡은 권춘우 동양공업전문대학 교수는 산업체 재직기간이 1년이 되어야 학사학위에 지원할 수 있는 요건에 대해 “졸업생의 경우 졸업연도가 아닌 차년도 모집에 지원할 수 있어 장기간 학업공백이 예상된다. 6개월 이상 근무, 재학 중 재직을 병행할 경우에도 제도의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기간 완화를 요구했다.

전공심화 과정 중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간호학과 등 인기학과에 대해서는 “모집정원을 필요한 경우에 한해 증원하도록 기준을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사학위 전공심화 과정 운영에 필요한 경우에는 ‘대학교’ 명칭과 ‘3·4학년 과정’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 전공일치도가 50% 미만인 경우 지원대학의 전문학사과정에서 부족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해줄 것 등을 요청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김종철 전문대학정책과 사무관은 입학대상자의 요건으로 동일계열 졸업자·산업체 재직경력 1년 이상을 둔 것에 대해 “졸업자 및 산업체 대표의 조사 응답 결과를 해보니 입사 후 1년 이내에 대해 직무에 적응하고, 입사 후 6개월 또는 1년 이내에 재교육의 필요성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었다”는 논리로 반박했다.

김 사무관은 “상당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약속이 1년으로 이루어진 점,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전문학사과정의 연속과정이라고 인식돼 학사학위만을 양상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학과 등 학과 특성에 따라 모집정원을 유동적으로 적용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대학교·3학년4학년’ 등 명칭과 관련해서는 “법적으로 고등교육법상 동 과정은 전문학사과정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수업연한 자율화 이후에도 전공심화 과정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큰 실익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 “규제 풀어야” VS “아직은...”

제3주제인 수업연한 자율화 역시 팽팽한 논의가 오갔다. 전문대학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이면서 고등교육 체계를 다루는 문제이다 보니 전문대학은 ‘급격하게’, 교과부는 ‘신중하게’라는 의견이 맞섰다.

발제를 맡은 홍남희 광주보건대학 교수는 “전문대학 수업연한 자율화는 자유나 방종이 아닌 행정적 자율규제가 함의돼 있다는 것을 주지해 자기결정·자기책임·자기통제의 3원칙 하에서 설계돼야 한다”면서 “수업연한을 학년제 위주보다는 필요한 학점에 맞게 학점취득과 학기제 설계의 자율화를 도모토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대학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을 다양화해 자격종별에 따라 취득기간을 1~4년이 되도록 자율화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전공별·과정별 이수학점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전문대학 평가인증제도를 강화해 공정하게 평가한 후 필요한 수업연한을 승인하는 학사평가 기구를 설치해 운영하자”고 주장했다.

수업연안에 대해서는 법령에서 정하지 않고 사회의 수요와 학습자 요구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하는 방안과 1년 내지 4년으로 하되 5년의 경우는 단서조항으로 가능토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특히 1~3년은 전문대학의 장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4년제(학사과정) 이상은 인가기준을 정하고 전문대교협 협의조종을 거치도록 할 것을 주장했다. 그렇지만 일정기간 동안 학사과정 모집단위 충원률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폐지하는 것도 고려하자고 말했다.

토론을 맡은 이정표 한양여자대학 교수는 “교육목적의 적합성, 수월성, 형평성 관점에서 볼 때 실제 2~3년의 단기직업교육으로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교수는 “현재와 같은 경직된 전문대학의 수업연한은 직업교육의 수월성을 추구하는데 한계가 있고 형평성 역시 서열화된 사회 구조를 고려할 때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업연한이 1년부터 시작하는 것과 관련 “2년 미만의 자격 및 교양과절 개설 운영은 일반 4년제 대학의 교양과 차별화를 하기 어렵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토론자로 나선 교과부 김진형 사무관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 사무관은 “수업연한 자율화는 고등직업교육 체제를 개편하고 보완하는 것인만큼, 큰 그림에서 논의가 돼야 할 문제”라며 “사회 변화에 맞춰 고등교육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단순히 제도변화만 가지고 전문대학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도변화보다는 교육의 질이나 내실이 더 큰 문제”라며 “전문대학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어려움은 공감하지만 제도변화만으로 경쟁력이 생기고 학생충원 원활화가 가능한가는 생각해볼 문제”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전문대학에 ‘교’자를 붙이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명패만 바뀐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가장 큰 포인트는 전문대학에서 성공하는 학생이 많이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전공심화 과정부터 내실있게 운영하고 수업연한 자율화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등교육법상 대학·대학교 폐지는 4년제 대학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과부 나선 것만으로도 큰 소득”
전문대학, “논의 이어가자” 반겨


이번 전문대학 하계학술회의 가장 큰 특징은 교과부의 태도 변화다. 그동안 토론회와 전문대학 처장 협의회 세미나 등은 전문대학이 쟁점 사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토론회나 협의회 세미나에는 교과부 인사가 가끔 참석하긴 했지만, 사실상 인사치례만 하고 자리를 떠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전문대학 입장에서는 ‘벽 보고 말하기’에 다름 없었다.

그렇지만 교과부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전문대학의 주장을 경청하고, 반박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교육역량강화사업, 학사학위 전공심화, 수업연한 자율화 등 3개의 사안에 대해 담당 사무관 3명이 참여해 제 목소리를 낸 것은 그동안 관례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제3주제인 수업연한 자율화는 그동안 전문대학이 계속해서 주장해왔지만 사실상 교과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형 사무관이 참석해 전문대학에 대한 맹공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교과부의 이런 태도 변화에 대해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교과부가 나선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전문대학의 목소리가 교과부에 들린 것 아니겠냐”면서 “계속해서 논의를 하다보면 합의에 다다를 수도 있고, 보완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편, 기조강연에 나섰던 김규태 교과부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전문대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3개월 동안 섣부른 판단은 유보하고 집중적으로 전문대학에 대해 연구해보겠다”고 밝혀 전문대학의 박수를 받았다. 김 국장은 “전문대학의 현 위치를 분석하고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향후 발전방안을 10월이나 11월 정도에 내놓겠다”고 말해 조만간 전문대학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9-08-20 오전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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