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양한다. 1910년대 하버드 대학의 모교출신 교수는 70% 가량 됐다. 당시 +찰스 엘리어트 신임 총장은 모교출신에 대한 우대 채용제는 "학문발전을 +위한 대학의 활력성(vitality)에 중대한 저해 요소가 된다"고 보고 오랜 관행의 혁파에 나섰다.
이 개혁의 물결은 하버드 대학을 진원지로 하여 스탠퍼드대학, MIT 등 10대 사립명문과 UC-버클리, 미시간, UCLA를 주축으로 하는 10대 주립 +명문대학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한 세기가 흐른 현재 이들 대학의 +모교출신 교수 비율은 화학 전공의 경우 7.9%, 물리학 전공은 16.5%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비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1백년 역사를 가진 한국대학들의 실상은 어떠한가. 최근 '교수공정임용을 위한 모임'이 집계하여 내놓은 국내 주요대학 모교출신 교수채용비율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서울대의 경우 81년 89.8%에서 올 9월 현재 95.6%로 5.8%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 연세대는 81년 61.4%에서 80.3%로 무려 18.5%의 증가율을 +보였고, 고려대는 33.5%에서 60.1%로 증가, 서울대, 연세대보다 +채용비율은 낮지만 증가율은 26.6%로 높게 나타났다.
또 대체로 규모가 큰 상위권 20개 대학의 모교출신 교수임용 현황을 연도별로 보면 지속적으로 상승한 대학은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 부산대, 전북대, 한양대, 중앙대, 영남대, 충남대, 서강대 등 10개
대학이며, 근소하게나마 지속적으로 하락한 대학은 동국대, 동아대 등 2개 대학뿐이다. 또 모교출신 교수가 60% 이상인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 조선대, 가톨릭대 등 8개 대학이며 40%가 넘는 대학은 +전남대, 부산대, 이화여대 등 9개 대학이나 돼 과다한 모교출신자로 구성된 대학은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명문대일수록 모교출신을 우선 채용하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모교출신 교수비율이 이 정도라면 같은 대학의 동료교수들이
거의 동문이거나 선후배, 심지어 사제지간인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일쑤일 +것이다. 최고의 지성을 자랑하는 석학들의 집단인 교수 사회가 그야말로 +끼리끼리 모인 집단이라고 매도해도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학계는 국가발전을 선도해 나가야 할 대학이 이 모양이니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근친 우선채용으로 구성된 교수진은 임용과정의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것이 가장 큰 폐해로 첫 손가락에 꼽힌다. 이는 곧 +인맥, 파벌을 구축하는 형태를 띠기 때문에 임용 대상자들은 자신을 임용해줄 교수들의 눈치를 살펴야 할 뿐만 아니라 갖가지 병폐를 야기시키는 공생적 관계를 유지하기도 할 것이다.
「교수공정임용을 위한 모임」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학문의 편향성을
초래하고 학문활동에 필요한 지적 자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대학의 국내
및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걸림돌로 여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학간교수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우수한 타교 출신 인재를 교수로 임용할 수 없기 때문에 학문적 열등, 동종 번식을 낳는 부작용도 빚게 된다는 주장이다.
교육당국도 문제가 이렇게 되기까지 됫짐지고 구경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92년도부터 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평가인정제와 정부 지침에 의해 +모교출신 교수임용을 억제토록 규제해 왔지만 먹혀 들지 않았을 뿐이다.
정부는 또 교육공무원법 및 사립학교법을 개정, 대학이 교수채용때 학사를 기준으로 특정대학 출신이 과반수를 넘지 못하게 제한하는 '교수임용 +쿼터제' 실시를 추진중이다. 이는 우리 나라 대학 풍토상 박사 보다
학사가 어느 대학 출신인가에 따라 좌우되는 폐단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일 것이다.
미국 대학들이 모교출신 교수정원을 5∼ 20%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저의는 근친 우선채용의 폐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미국 대학들의 의지는 이 제도를 시행한 후 반세기도 되기 전에 하버드,
스탠퍼드, 프린스턴, 칼테크, MIT, UC-버클리 등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운 +세계 제1의 명문 대학원중심 대학군을 형성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국내 대학가에 요즘 개혁과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각 대학들은 모교출신 교수채용과 관련, 엘리어트 하버드 대학 총장의 "본교출신 교수채용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현명하지 못하다"는
역설을 좋은 교훈으로 받아들여 '개혁의 1호'로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