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세종시'...대학들도 ‘혼란’
고려대 “정부부처 이전 안하면 계획수정 불가피”
KAIST도 “외부 변수 많아 혼란스럽다”
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 사업이 흔들리면서, 행정도시 입지계획을 갖고 있던 대학들도 큰 혼란에 빠지고 있다. 행정도시의 법적 지위 등을 규정한 ‘세종시 특별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고, 청와대와 여당 안팎에서 ‘수정론’과 ‘축소론’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마저도 “세종시 계획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행정도시 사업의 원안 추진이 어렵다는 추측이 불거져 나오자, 고려대와 KAIST 등 세종시 입지 기관으로 선정된 대학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관계자는 9일 “당초 계획했던 내용이 정부부처 기관이 내려온다는 부분을 감안한 것이기 때문에, 만약 그것이 바뀌게 된다면 거기에 맞춰 계획도 수정돼야 한다”며 “정치권에서 행정도시 계획 변경 얘기가 나오고 있어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행정도시 건설사업은 충남 연기·공주와 충북 청원 일대에 2030년까지 22조5천억원을 들여 인구 50만명 규모의 자족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특히 중심행정타운 내 정부청사가 건립되면 국무총리실을 포함, 9부2처2청의 정부부처가 이전하는 것으로 짜여 있다.
현재 행정도시 사업은 2007년 7월 첫 삽을 뜬 후 현재까지 2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토지공사의 세종시 사업비도 전체 사업비 22조5000억원 가운데 23.9%인 5조3688억원이 집행됐다.
고려대는 당초 세종시 내 대학 대학원 부지 161만㎡(50만평)에 오는 2014년 입주를 목표로 6개 단과대학과 2개 대학원, 4개의 특수대학원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단과대학은 △국가경영대학 △서비스경영대학 △문화예술대학 △의생명공학대학 △IT대학 △철도물류대학이 들어가기로 했으나, 철도대학과의 통폐합 협상 결렬로 5개 단과대학으로 줄어든 상태.
아울러 이중 국가경영대학은 공무원 재교육과 공무원 양성을 위해 설치되는 만큼, 중앙부처의 이전여부에 따라 계획변경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국가경영대학은 행정도시 내 공무원 재교육과 학생들을 공무원으로 진출시키기 위한 것인데, 정부부처 이전계획이 무산된다면 계획이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KAIST도 약 40만평에 달하는 대학원 대학 부지를 배정받아 과학기술전략정책대학원과 부설 연구소, 의과학대학원 등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KAIST 또한 과학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환경부·국방부 등의 공무원에 대한 재교육을 목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양지원 대외부총장은 “적어도 인구 50만명 규모의 제대로 된 도시가 돼야 KAIST가 국가 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며 “현재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순흥 교학부총장도 “행정도시 안에서 뭘 해야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해 왔는데(계획이 흔들리고 있어)안타깝다”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