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학기로 4학기째 영어강의를 맡아 오며 지난 수업들을 돌아볼 때, 전반적으로 “학생과 강사에게 모두 유익하고 재미있는 강의”란 생각이 든다. 물론 ‘수업내용을 습득하기도 어려운데 영어까지 신경을 써야 하나?’라는 비판도 많지만, 운영의 묘를 살리면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첫째,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영어강의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천차만별의 영어실력을 갖고 있는 학생들 중 누구에게 초점을 맞춰야 하나?’의 질문에 답을 찾는 것이었다. 어떤 학생들은 어렸을 때 영어사용권 국가에 살다 왔기에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하는 반면, 어떤 학생들은 자기소개를 하는 것조차도 어려워한다. 전자든 후자든 어느 한편에 중점을 두고 수업을 하면 학생들의 평균적인 수업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강사는 영어실력에 있어 넓은 범위로 분포해 있는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다가가 신경을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령 학생들이 예습을 할 때, 영어실력이 상당한 학생에게는 영문 자료를 읽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그렇지 못한 학생에게는 수업내용을 미리 제공해 디스크립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첫 시간에 강사소개 이후 학생들로 하여금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도록 해 영어 실력을 가늠해 보는 방법이 있다. 이때 잘하는 학생만 칭찬하는 것은 나머지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둘째, 영어를 사용할 기회를 최대한 제공해야 한다. 영어강의는 강사의 영어실력을 보이는 시간이 아니라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배양하는 기회의 장이다. 영어강의를 맡은 첫 학기에 이 점을 잘못 이해해 필자의 영어실력을 어떻게 극대화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이 같은 고민은 수업이 ‘강사에게서 학생으로 전달되는 일방향 의사소통’이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다. 강의내용의 일정한 주제를 학생들에게 전달한 후 그에 대한 반응을 살피고 토론하는 ‘쌍방향 의사소통’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볼 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영어로 된 내용’을 전달하기보다는 ‘핵심적인 내용’만 전달하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들이 채워 가는 방식이 효과적이었고 학생들 또한 만족했음을 기억한다.
셋째, 수업이 지루해지지 않도록 다양한 수업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이 점은 영어강의뿐 아니라 한국어강의에도 공통적으로 적용해야 할 부분이다. 영화와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이 수업내용을 보다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수업매체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업내용과 관련된 ‘영상물’을 보여 준다든지, 원어민 특강강사를 초청한다든지, 또는 그룹별로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 한 세션을 맡기는 정도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영상기기가 준비된 경우 학생들이 영어로 발표할 때 리코딩해 영어발음이나 발표자세 등을 교정해 주는 것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비껴갈 수 없는 국제화 시대에 사실상 공용어로 사용되는 영어로 강의를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높이고 동시에 학습내용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일거양득의 영어강의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