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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대 “사이버대와 함께 못해”
원격대학협의회법, ‘반쪽’ 추진 불가피

사이버대가 추진 중인 ‘한국원격대학협의회법(가칭)’이 반쪽으로 추진될 지경에 이르렀다. 원격대학 중 가장 규모가 큰 방송통신대학이 “원격대학협의회법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18만 명의 재학생을 보유한 방통대가 원격대학협의회법에 대한 불참 의지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사이버대가 추진하는 원격대학협의회법은 사이버대만의 협의회법으로 남게 됐다. 현재 고등교육법상 사이버대는 정원을 모두 합쳐도 8만 명에 불과하다.

14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패널로 출연한 문병기 방통대 교무부처장은 “현재 대학교육협의회법에 속해 있는 방통대는 그대로 대교협에 남고 싶다는 게 방통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 교무부처장은 이에 덧붙여 “사이버대가 추진 중인 원격대학협의회법은 사실상 방통대를 제외하고 17개 사이버대만 참여하는 법이기 때문에 방통대가 참여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원격대학협의회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적하고 “명칭을 ‘사이버대학협의회법’으로 바꾼다면 방통대는 이에 대해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사이버대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문 교무부처장은 나아가 “방통대는 원격매체를 통한 수업 이외에 보완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전국 13개 지역대학에 22개 학습관을 운영하며 인클래스 강의 등 복합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고 설명한 후 “원격교육매체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게 방통대를 포함한 세계적인 원격대학의 솔직한 고백이다. 사이버매체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인성을 지닌 미래세대의 주역은 만들 수 없다”고 사이버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사이버대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이날 사회를 본 백윤철 대구사이버대 교수는 문 교무부처장의 발언을 요약하면서 “방통대는 국립대로서 사이버대와 달리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평생교육법에 속해 있던 사이버대는 지난 2007년 고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원격대학의 지위를 얻어 원래 원격대학인 방송대와 함께 묶이게 됐다. 고등교육법 제2조 5호가 개정되면서 기존의 ‘방송대학·통신대학·방송통신대학’에 ‘사이버대학’이 추가되고, 이를 약칭하는 용어가 기존의 ‘방송·통신대학’에서 사이버대를 함께 아우르는 ‘원격대학’으로 정비된 바 있다. 사이버대가 원격대학협의회법을 재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방통대가 이번에 확실하게 선을 그은 셈이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고등교육법상 사이버대 승인 인가를 받지 못한 채 현재 평생교육법에 속해 있는 5개 사이버대의 위치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사이버대가 발표한 이날 원격대학협의회법에는 의결권을 배재한 ‘준회원’ 자격을 두는 것으로 돼 있지만, 사실상 원격대학협의회법이 고등교육법에 따라 재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준회원으로 두는 것 역시 논란의 소지를 남겨두게 됐다.

한편 사이버대는 이날 공청회 이후 원격대학협의회법의 내용을 일부 수정하고 박보환 의원을 통해 의원입법을 할 예정이다.

사진=한명섭 기자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9-09-14 오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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